[독자권익위원 칼럼]골목경제 활성화 위한 광주시의 도전과 의지
검색 입력폼
독자권익위원 칼럼

[독자권익위원 칼럼]골목경제 활성화 위한 광주시의 도전과 의지

신연범 광주신용보증재단 감사실장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이다. 간단히 말해 전국 전통시장과 상점가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역경제 전용 상품권으로, 구매 시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상품권은 종이형과 전자형으로 나뉘는데, 필자는 전자형(카드)을 주로 이용한다. 디지털 온누리앱에 평소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등록해 두면 해당 카드를 쓸 때 자동으로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여부가 확인되고, 사전에 구입한 상품권으로 결제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전에는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보기 힘들었던 가맹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에서 이처럼 사용처가 확대된 배경에는 광주시가 지난 7월, 5개 자치구와 12개 기관·단체와 함께 ‘골목형 상점가 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점가 확대를 추진한 결과가 있다. 불과 두 달 만에 261곳을 새로 지정하는 성과를 거뒀는데, 이는 전국 골목형 상점가 1083곳의 44%에 달한다.

광주시는 그동안 전통시장과 함께 지역경제의 뿌리를 이루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골목형 상점가 등록 전국 최다라는 성과를 기록했는데, 이는 단순한 숫자의 우위가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의 자생력 강화와 골목경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골목형 상점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점포가 밀집한 지역을 법적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등록이 이루어지면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상인들은 마케팅, 시설 현대화, 공동 프로모션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광주시는 상점가 등록 확대를 통해 전통시장과 현대적 소비 패턴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시민들이 즐겨 찾는 생활 밀착형 상권을 육성하고자 한다.

온누리상품권 역시 전통시장과 골목형 상점가에서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는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광주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도 펼쳐왔다. 경기 침체로 위기에 놓인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 광주신용보증재단을 통해 17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시행했고, 최대 5000만원까지 무담보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광주시 자체 예산으로 1년간 3~4%의 대출이자를 지원했다. 지역 청년 창업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 특례보증도 도입했는데, 이들 특례보증은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조기 소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역 소상공인의 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해 발행하는 지역화폐(광주상생카드)의 할인율을 9월부터 12월까지 기존 7%에서 13%로 크게 높였다. 개인당 월 충전 한도인 50만원을 사용하면 최대 6만5000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재정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광주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단순한 경제정책 차원을 넘어, 도시의 정체성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골목형 상점가 등록 확대, 온누리상품권 사용 촉진, 특례보증 시행, 광주상생카드 할인율 상향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아우르는 광주시의 노력은 시민과 상인이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 생태계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에 골목형 상점가 등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은 전국 지자체가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상권의 경쟁력이 강화될수록 대기업 중심의 소비 구조 속에서도 소상공인의 설 자리가 넓어지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광주시의 골목상권 활성화 의지는 분명해 보이며,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골목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야말로 진정한 경제 자립의 길을 걷는 도시일 것이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둔 지금, 광주가 만들어 가는 활력 넘치는 골목경제가 더욱 풍요롭고 넉넉하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