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소장품을 기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서 옥색 빛이 감도는 찻잔을 미리 준비해둔 메모와 함께 전달했다.
그는 메모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라고 전했다.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마무리했다.
한강은 평소에도 차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선정을 알리는 노벨위원회 관계자와의 첫 전화통화에서도 “차를 마시고 싶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한강의 찻잔은 노벨상박물관에 영구 전시될 예정이며, 박물관측은 한강이 직접 소개한 사연을 추후 관람객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수상한 해 노벨상박물관을 방문해 개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물품을 기증하는 전통이 있다.
2000년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1년 사형 선고를 받고 청주교도소 수감 당시 고 이희호 여사가 보낸 손편지와 털신, 당시 입은 죄수복을 기증했다. 생전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김 전 대통령은 2001년에는 성경책도 기증했다.
한강은 이어 다른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박물관 안에 있는 레스토랑 의자에 각자 친필 서명도 남겼다.
수상자들이 의자 좌판 밑 부분에 새기는 친필 서명은 노벨상만의 ‘특별 방명록’이라고 할 수있다. 노벨상 제정 100주년인 2001년부터 시작된 전통이다.
의자에는 별도로 어느 수상자가 서명한 의자인 지 표시해두지 않기에 방문객들은 식사 중 의자를 뒤집어보며 서명을 확인하는 이색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날 소장품 기증 및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벨 주간’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한강은 오는 12일까지 시상식과 연회, 강연, 대담 등을 통해 언론 및 대중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연합뉴스@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