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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숙 광주 남구 복지정책과 복지행정팀장 |
고독사라는 말은 1990년대 일본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단절과 고립을 보여주는 상징 같은 단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를 통해 고독사를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상태에서 사회적 고립 속에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 고독사가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하나낳기 둘낳기 정책으로 외동자녀가 많아졌고, 1980년 이후 이혼률 급증 등으로 개인주의가 확산됐다. 1998년 IMF 경제난으로 인해 결혼, 연애 포기 및 자발적인 비혼과 비연애와 가치관 대립 등으로 인간관계 단절이 심화됐다. 2000년 이후에는 실직자, 구직포기자 등의 증가로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장애인의 고독사는 가끔씩 방송과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그렇지만 일자리를 잃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독신 30~50대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쏟지 않는 실정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30~40대 사회부적응자들의 고독사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부는 2021년 4월 1일에 고독사 예방법을 제정, 보건복지부에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2023~2027년)을 수립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행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고독사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광주 남구가 40~80세 복지대상자 1인가구 1만578명을 실태조사 한 결과 340명은 1주 동안 한번 이상 외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간 3번 이상 술을 마신 사람도 560명에 달했다.
이에 남구는 1인가구를 집밖으로 끌어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 고립가구 100명과 돌봄이웃 100명을 함께 플로깅하면서 연대감을 형성하는 외출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더불어 고독사 예방·대응 사업으로 내 이웃을 지켜주는 위기가구발굴단을 운영하고, 우체국과의 협약을 통해 위기 의심가구 복지등기 우편서비스를 실시하여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 하는 등의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또 모바일 안심돌봄서비스, 대화형 인공지능 AI 안부전화서비스, 지역사회 돌봄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안심동행 앱 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서비스들도 해당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남구는 청년 고독사를 막기 위한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도태되는 청년실업이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던 고독사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에는 2000년생의 고독사 사건도 발생했다.
고독사한 청년의 경우는 보통 원룸, 오피스텔에서 거주하면서, 취업을 위한 공부 흔적들, 책, 전자, 인스턴트 식품 등이 주로 발견된다고 한다. 이처럼 청년 1인가구야 말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례가 많다.
이를 위해 남구는 청년고독사 예방과 대응을 위해 정부보조금 4000만원을 투입, 내년부터 사회적 고립된 1인가구 청년을 위해 심리상담치료 연계지원, 취업지원, 주거 및 경제적 지원 등에 나선다.
죽음과 같이 깊은 고독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나눠야 빠져나올 수 있다. 고독사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단순히 죽음의 문제를 넘어선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단절된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를 연결해야 한다.
고독사라는 가장 나쁜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삶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보살피고, 서로에게 마음을 쓰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그런 길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글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