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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동화 ‘물고기야 미안해’ 표지 |
바닷가 마을에서 할머니, 엄마,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고은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즐거운 추석날 아침, 차례를 마치고 아침 식사를 위해 엄마가 생선을 손질하기 시작하던 엄마의 비명 소리는 표지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물고기 입에 빨대가 끼워져 있고, 배 속에는 플라스틱 등 각종 쓰레기가 그려져 있어서다.
물고기의 배 속에 가득 들어 찬 일회용 플라스틱 컵, 음료수 페트병, 빨대, 비닐봉지, 물티슈 등 우리가 편하자고 쓰는 물건들이 한번의 쓰임 후 대개 버려져 쓰레기가 되는데 수거되지만 상당수 많은 물건들은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사는 지구는 물론이고 해양마저 몸살을 앓게 됐다. 매년 발생되는 살인 더위는 물론, 짧은 시간에 집중돼 큰 피해를 남기는 게릴라성 폭우, 이웃나라를 강타한 태풍, 겨울이 춥지 않아 대량 발생하는 해충들 등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단순히 뉴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고 넘길 수는 없다. 단 하나뿐인 이 지구는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린 생활용품들은 쓰레기로 돌변, 바다로 흘러가 오염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목숨 등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역할을 하는 만큼 수거만 늘려서는 안되고 덜 써서 쓰레기량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물고기 배 속의 쓰레기를 본 할머니는 명절 음식이 남더라도 무조건 넉넉하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지만 이 광경을 보고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진다. 평소에 푸른 지구를 만들기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고모마저도 할 말을 잃게 된다. 가족 모두가 마법에 걸린 것처럼 조용해졌다. 환경 오염이 심하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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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가 배다인 |
작가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한다. 작은 힘이 모이면 기적처럼 커다란 효과로 나타난다. 귀찮다고 생각하면 지구를 지키기 힘들 것이다. 여러분도 고은이 가족처럼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한다. 어린이들도 지구를 건강하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마법사가 될 수 있다. 어른들이 부끄러워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우리 어린이들이 실천으로 보여주면 어떨까”라고 밝혔다.
배다인 작가는 광주대 문예창작과와 조선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돼 등단했다. 동화로 ‘도깨비도 연습이 필요해!’, ‘난 나쁜 친구야!’, ‘은골무’, ‘고양이가 데려간 여행’, ‘아기제비 번지점프 하다’, ‘초록 깃발’, ‘선생님 맞나요?’, ‘선생님의 연애 코치’, ‘생각이 들리는 세계’, ‘파도 너머 푸른 꿈’, ‘하하하 우습다’를 펴냈으며, 문학 교육 관련 저서로 ‘동화의 재구성 능력계발’과 ‘교육연극을 활용한 수업모형 탐구’가 있다. 대산문화재단 동화 부문 창작 기금과 광주전남아동문학인상을 받았고, ‘난 나쁜 친구야!’로 제 14회 한국문학 백년상 아동 부문을 수상했다. 광주교대에서 ‘교사화법’ 교과를 강의했고,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초빙객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광주교대 대학원 아동문학교육학과 강사와 조선대 자유전공학부 초빙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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