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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지 아르플래닛 대표 |
그러나 클래식 음악이 여전히 특정한 계층에게만 소비되는 폐쇄적인 구조는 아쉽게 느껴진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에서는 다양한 예술적 시도나 트렌디한 공연이 상대적으로 적고 클래식 음악이 보다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필자는 기획자로서 이러한 한계를 조금씩 허물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 클래식 음악이 소수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더욱 새롭고 창의적인 공연 형식을 실험하고,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며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넓혀가고자 한다. 무대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피아니스트로서의 경험을 활용한다. 연주자로서 무대에서 느끼는 감동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도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단순히 ‘좋은 연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클래식 음악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공연이 단순한 연주의 장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무대 위와 무대 밖에서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지역 예술이 더욱 다양해지고 수도권처럼 트렌디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지역에서도 색다른 클래식 공연이 더욱 많아지고, 젊은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난다면 예술 생태계 또한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아르플래닛이 만드는 무대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공연을 기획하는 과정은 늘 새로운 도전이다. 하나의 공연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선택의 순간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는다.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이 무대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전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매 프로젝트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러한 질문들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새로운 시도를 향한 용기를 준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무대를 마련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연 외에도 여러 형태의 문화적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연 전후로 관객이 클래식 음악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이거나 프로그램 북을 보다 감각적으로 디자인하는 등 클래식 음악이 가진 장벽을 허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클래식 음악이 더욱 널리 퍼질 수 있도록 SNS 및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단순히 공연 홍보를 넘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보다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시대의 변화에 맞는 방식으로 클래식을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이러한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클래식 음악이 더 이상 ‘어렵고 고급스러운 취미’로만 여겨지지 않고 누구나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직접 음악을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통해 클래식 음악이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르플래닛과 함께 더 많은 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예술이 가진 힘을 나누는 여정을 이어가고자 한다. 또한 피아니스트로서도 꾸준히 무대에 서며 진심을 담은 연주를 전하고 싶다. 무대 위에서든 무대 밖에서든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음악이 주는 울림 속에서 따뜻한 위로와 작은 행복을 발견하시길 바란다. 때로는 한 곡의 선율이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을 대신하고 지친 하루에 조용한 응원이 되기도 한다. 클래식 음악이 선사하는 깊은 감동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