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팝 열풍' 주역 아이묭 "1년간 한국어 배워"…떼창엔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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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팝 열풍' 주역 아이묭 "1년간 한국어 배워"…떼창엔 "대박"

첫 내한 공연 전석 매진 성황…재치 있는 가사에 ‘콸콸’ 고음 쏟아내

일본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아이묭 공식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사실 제가 모두에게 비밀로 한 게 있는데요, 저 1년 정도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일본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은 19일 첫 내한 공연 ‘돌핀 아파트먼트’(Dolphin Apartment)에서 “작년 5월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며 “(이 사실은) 밴드 멤버에게도, 스태프에게도 비밀이었다”고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건넸다.

그는 “내 한국어가 괜찮냐. 하지만 아직 멀었다. 한국어로 열심히 이야기해보겠다”며 “안녕하세요. 아이묭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한국어로 소통을 이어갔다.

2015년 데뷔한 아이묭은 2017년 발표한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 ‘너는 록을 듣지 않아’로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다. 2018년에는 대표곡 ‘마리골드’(Marigold)가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장기 흥행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아이묭은 특히 국내에서도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가 틱톡 등을 중심으로 유행하며 ‘J팝 신(新) 열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 노래는 어지간한 K팝 아이돌도 쉽사리 들기 어렵다는 멜론 ‘톱 100’ 차트와 일간 차트에도 올랐다.

이러한 아이묭의 인기를 드러내듯 그의 첫 내한 공연은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양일간 약 1만6천석 전석이 매진됐다. 이날 장내를 가득 메운 약 8천명의 관객은 아이묭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환호와 떼창으로 호응했다.

아이묭은 이날 ‘어차피 죽는다면’을 무반주로 쩌렁쩌렁하게 한 소절을 뽑아낸 뒤, 편안한 청바지와 흰 티셔츠 차림으로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공연의 막을 올렸다.

그는 록 음악을 기반으로 때로는 질주하는 듯, 때로는 관객에게 나긋이 속삭이듯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냈다. 밴드가 만들어내는 생생한 사운드는 따뜻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질감을 빚어냈고, 아이묭은 진성과 가성을 현란하게 오가는 고음을 ‘콸콸’ 쏟아내 관객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아이묭은 1990∼2000년대 화려함과 카리스마로 마니아층을 구축한 X재팬·루나씨·라르크앙시엘 등의 일본 밴드나 아무로 나미에·하마사키 아유미·나카시마 미카 등의 일본 디바와는 또 다른 친근한 매력으로 한국 관객에게 바짝 다가섰다.

일상 속 소소한 감정들을 세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낸 ‘아이묭표’ 노랫말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한국 관객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이젠 멀어지지 말아줘 라며 울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던 너를 구름 같은 상냥함으로 살짝 꽉 끌어안고서 놓지 않을게’(마리골드)라든가 ‘착한 아이 척을 했던 마트료시카 두 번째 얼굴을 보여줄까’(마트료시카) 같은 가사에서 그만의 재치가 번뜩였다.

아이묭이 세 번째 곡으로 대표곡 ‘마리골드’를 부르자 장내에는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기타를 치며 나긋나긋 서정적인 멜로디를 그려 나갔다.

아이묭은 “(관객의 반응에) 놀랐다. 정말 고맙다”며 “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느냐?”고 신기한 듯 되물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오늘 여러 가지 의미로 긴장하고 있지만,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텐션(분위기)이 오르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첫 라이브인데 놀랐다. 이렇게 많이 와줘서 고맙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무대 사이사이 한국어로 코멘트를 이어 나가며 한국 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공연 도중 커다란 쌍안경을 가지고 나와 객석 여기저기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히트곡 ‘너는 록을 듣지 않아’에서 떼창이 터져 나오자 한국어로 “대박!”이라고 외치며 기뻐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 박수와 함성이 쏟아지며 분위기가 최고로 달아올랐다. 붉은색 조명이 여기저기 헤집는 가운데 아이묭이 내뱉는 고음과 키보드·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묘한 관능미까지 느껴졌다.·

아이묭은 공연이 시작한 지 2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펄쩍펄쩍’ 무대 위를 뛰어다니고, 다리를 활짝 벌리는가 하면, 무대 아래 팬들과 ‘하이 파이브’도 서슴지 않는 등 에너지를 분출했다.

끝나가는 공연을 아쉬워하는 한국 팬을 위해 공연명 ‘돌핀 아파트먼트’에서 착안해 즉석에서 ‘아파트∼아파트∼’라고 K팝 히트곡 ‘아파트’(APT.)의 한 소절을 부르는 팬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날 공연장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일찌감치 관객이 구름처럼 모여 아이묭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20∼30대 남성들이 관객의 주를 이루는 가운데 여성 관객이나 40대 이상 관객도 상당해 2025년 대중음악계에 부는 ‘J팝 열풍’의 단면을 보여줬다.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해 행사장 입구에서 귀를 대고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와 열기를 즐기는 팬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온 이민영(21)씨는 “아이묭은 가사도 예쁘지만, 만들어 내는 음악 속 음정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며 “입덕(팬이 됨)한 지 1년쯤 됐는데 아이묭을 처음 보는 만큼, 재미있게 놀았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이동훈(32)씨도 “아이묭은 가사가 굉장히 시적이고 다른 아티스트와는 다른 울림이 있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아이묭은 20일 한 차례 더 공연을 열고 한국 팬을 만난다.

“제 콘서트는 모두와 이야기하고, 모두와 노래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중략) 모두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연합뉴스@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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