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거장 파솔리니’ 대표작 극장에서 만난다

영화 ‘돼지우리’ 스틸컷

이탈리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의 사후 5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5편을 극장에서 만나볼 기회가 마련됐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이사장 이상훈)는 ‘사후 50주년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특별전’을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진행한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서울아트시네마가 공동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 광주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1963년 처음 공개된 뒤 2008년에 새롭게 복원한 ‘파솔리니의 분노’를 포함해 ‘맘마 로마’, ‘마태복음’, ‘돼지우리’ 그리고 파솔리니의 유작인 ‘살로, 소돔의 120일’을 만나볼 수 있다.

18일 첫 상영작 ‘맘마 로마’는 거리의 부랑자로 커 가는 아들과 그 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매춘부 여성의 이야기가 황량한 로마 교외를 무대로 펼쳐진다. 비스콘티의 영화 ‘벨리시마’ 등에서 신화적인 어머니 상을 보여준 안나 마냐니가 신들린 듯한 연기의 경지를 보여준다.

이밖에 1963년 전후의 논쟁적 사건들을 연대기적으로 되짚으며 부르주아들이 득세하는 현실과 역사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파솔리니의 분노’(1963), 성경의 마태복음에 기초해 예수의 활동과 죽음을 그린 작품인 ‘마태복음’(1964), 두 부분으로 이뤄진 영화를 통해 사람이 돼지보다 못하며 진흙탕 같은 세상의 현실이 카니발의 알레고리와 같음을 역설하는 ‘돼지우리’(1969), 그리고 마르키 드 사드의 소설을 파솔리니가 2차 대전 중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각색한 ‘살로, 소돔의 120일’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영화 ‘살로, 소돔의 120일’ 스틸컷

파솔리니(1922~1975)는 시인이자 영화감독으로 영화사에서 가장 논쟁적이며 매력적인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사회 일반의 부조리와 금기를 타파하는 작품세계로 세계영화사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파솔리니 감독의 비극적 죽음을 일으킨 유작 ‘살로, 소돔의 120일’은 세계영화사에 등재된 영화지만 아직까지도 폭력과 외설의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작품이다.

영화 ‘마태복음’에는 ‘호모 사케르’로 현대 철학의 새 지평을 연 철학자이자 비평가 조르조 아감벤이 예수의 열두 제자 중 빌립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아울러 21일에는 오후 5시 20분부터 파솔리니 영화 세계에 입문하는 시네필들을 위한 민진영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교수의 ‘파솔리니라는 세계영화사의 거인’ 시네토크가 예정돼 있다.

이상훈 이사장은 “OTT의 시대 극장에서 20세기의 영화는 철 지난 복고 유행이 아니라 AI 시대를 준비하는 새로운 창의적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광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 관련 자세한 시간표와 상영작 정보는 광주독립영화관 인스타그램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매는 디트릭스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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