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화에서 배우는 산업재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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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동화에서 배우는 산업재해 예방

이재민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 산업안전부 차장

이재민 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 산업안전부 차장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아기 돼지 삼 형제’ 이야기를 기억할 것이다. 지푸라기 집과 나무집은 늑대의 바람 한 번에 무너졌지만, 벽돌로 지은 막내 돼지의 집은 늑대의 위협을 막아내고 형제들을 지켜냈다. 이 단순한 동화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주지만, 특히 오늘날 산업현장에서의 산업재해 예방과 밀접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산업현장에는 수많은 기계와 인력이 움직이고 있다. 중장비가 운행되고 고소작업이 이뤄지며, 전기설비나 화학물질도 사용된다. 이렇게 다양한 위험이 공존하는 곳에서 사고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지 튼튼한 장비만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튼튼한 안전의식, 즉, 모두가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예방적 사고이다.

첫째와 둘째 돼지는 집을 빨리 지으려 지푸라기와 나무를 선택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늑대가 ‘후’ 하고 바람을 불자 쉽게 무너졌다. 이처럼 산업현장에서도 ‘보기에 괜찮으니까, 안전하겠지‘, ‘지금까지 사고 없었으니, 앞으로도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판단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태도가 바로 안전불감증이며, 산업재해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첫째와 둘째 돼지는 셋째 돼지가 너무 느리다며 비웃었지만, 셋째 돼지는 벽돌을 하나하나 쌓으며 천천히 집을 지었다. 산업재해 예방에서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안전장치를 확인하고 보호구를 챙기며 절차를 준수하는 일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철저한 준비가 결국 생명을 지키는 ‘벽돌’이 되는 것이다.

산업현장에서는 종종 “시간이 없다”, “잠깐이면 끝난다” 등의 말이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전장치를 끄고 작업하거나, 보호구 없이 일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잠깐의 방심이 ‘일생의 후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셋째 돼지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준비하는 태도가 산업재해를 막는 가장 빠른 길임을 인지해야 한다.

동화 속 늑대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의 ‘늑대’는 무엇일까?

바로 예기치 않은 ‘끼임’, ‘떨어짐’, ‘감전’, ‘화재’, ‘폭발’ 사고다. 이들은 작업자의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다가, 방심하는 순간 우리에게 덮쳐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늑대’가 주변에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현장을 바라봐야 한다. 오늘 아무 일이 없었다고 해서, 내일도 그렇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안전 점검과 예방 조치는 위험이 없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생기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겉으로 깨끗하게 정리된 현장이라도 해도 내부에 미비한 안전조치가 있다면, 지푸라기 집과 다를 바가 없다. 안전은 처음부터 하나씩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 그런 의미에서 ‘일터’는 단순히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두 번째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집’이 튼튼하고 안전해야 우리는 퇴근 후 ‘진짜 집’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

산업재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 그것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일이다. 방심과 무관심이라는 ‘늑대’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이를 막는 건 단단한 ‘벽돌’ 같은 안전조치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벽돌을 하나하나 쌓듯, 안전도 하나씩 쌓아야 비소로 완성된다.

작업 전 안전 점검과 보호구 착용, 위험물 관리, 교육훈련 등은 모두 이 벽돌에 해당한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전의 집’은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다. 안전조치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인 ‘생존의 열쇠’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한 ‘벽돌집’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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