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노동시장…‘실버크로스’ 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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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늙어가는 노동시장…‘실버크로스’ 고착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청년층 추월>
1분기 광주 60세 이상 46.5%…15~29세 40.1% 그쳐
전국 10곳 확대…고령화·경기침체로 생계형 구직 급증

고령화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생계형 일자리를 찾는 은퇴자 등이 늘면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노동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에서는 10년 전 고령층이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전체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 비율·경활률)을 추월하는 이른바 ‘실버 크로스’ 현상이 처음 벌어진 이후 고착화 되고 있으며, 전남은 20여년 전부터 본격화 됐다. 고용 시장의 주인공이 이제 청년층에서 고령층으로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광주의 60세 이상 인구의 경활률은 46.5%를 기록했다. 지역 내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일을 하거나 구직 중이라는 의미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를 더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실업자가 포함되는 것은 실업자는 최근 4주간 구직을 위해 활동한 사람을 의미해서다.

해당 수치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해 2분기(47.1%)에 이어 3개 분기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광주의 60세 이상 인구의 경활률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2분기까지 20~30% 대를 보여왔던 광주 고령층 경활률은 직후 40% 대를 넘어섰고, 이제 50%에 근접해 가고 있다.

반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층(15~29세) 경활률 추이는 답보 상태다.

통계 집계 시작 당시 41.6%로 출발한 청년층의 경활률은 올해 1분기 40.1%로 수치상 큰 변화가 없다.

이처럼 청년층의 경활률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노령층의 수치가 치솟으면서 광주에서는 지난 2016년 2분기 실버크로스 현상이 처음 벌어졌다. 이후 2022년 2분기(청년층 42.1%, 노령층 42.3%)를 기점으로는 노령층의 경활률이 청년층을 뛰어넘는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고령층의 경활률이 더욱 두드러졌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그 해(청년층 41.1%, 고령층 58.6%)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청년층의 경활률이 고령층을 넘어선 적이 없다.

지난해 3개 분기 연속(2분기 61.8%, 3분기 60.0%, 4분기 60.4%) 고령층 경활률이 60% 대를 기록한 전남은 올해 1분기 59.0%로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버크로스 현상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고령층의 경활률이 청년층보다 높았는데, 가장 심화한 곳은 제주로 격차가 -16.0p에 달했다.

전남 역시 -14.8%p를 보이며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지역으로 꼽혔고, 경북(-12.0%p), 경남(-11.0%p), 전북(-10.6%p) 세종(-8.1%p), 광주(-6.4%p), 충북(-3.4%p), 강원(-1.2%p), 대구(-0.4%p) 등지에서도 역전 현상이 있었다.

이처럼 청년층의 경제활동 비율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구직을 아예 포기한 ‘쉬었음’ 인구 증가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청년층 ‘쉬었음’(39만6000명)은 1년 전보다 3000명 줄며 13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올해 5월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여전히 증가세다.

제조업·건설업 등 양질 일자리 부족, 대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선호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모습은 고령층이 주류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또 노령층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것을 무조건 좋게 볼 일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높은 노인 빈곤율, 연금 수령 시기 연장에 따른 소득 공백 등 현실에 비춰보면 상당수가 생계형 노동에 시달리는 은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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