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소멸 위기 먼섬, 선제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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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소멸 위기 먼섬, 선제적 대응 필요

김문수 전남도의원

김문수 전남도의원
전남도는 2165개의 섬을 보유한 ‘섬의 수도’로서, 전국 섬의 약 65%가 집중돼 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대한민국 해양영토 수호와 국가 안보, 그리고 지속가능한 해양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흑산도, 홍도, 가거도 등 국토 외곽 먼섬들은 전략적 가치와 더불어 생태·문화적 자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섬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반시설 부족 등으로 소멸 위험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흑산도의 경우 1970년대 1만여명에 달하던 인구가 현재는 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제정된 ‘국토외곽 먼섬 지원 특별법’은 먼섬 정책 전환의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법은 국고보조율을 최대 80%까지 상향해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지방정부의 정책 실행을 가속화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전남도는 ‘가고 싶은 섬’ 사업, 한국섬진흥원 및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유치 등 선도적 섬 정책을 추진해온 만큼, 이번 특별법을 발판 삼아 보다 전방위적이고 전략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시점이다.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전남 먼섬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인문사회적 특성이 중앙정부의 정책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섬별 맞춤형 발전전략과 구체적인 사업 목표, 예산 배분, 성과 지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비 80%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되, 지방비 20%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자체 재원 마련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둘째, 정주인구 증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활인구’와 ‘관계인구’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워케이션(Workation) 등 유연한 체류형 인구 유입, 섬 문화 체험 및 주민 교류 프로그램, 국제 청년 섬 워크캠프 등 다양한 인구유입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과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귀어·귀촌 희망자 대상 맞춤형 정보 제공, 주거·일자리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셋째, 필수 기반시설 확충과 스마트 섬 모델 도입이다. 원격의료 시스템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 개선, 초고속 인터넷과 공공 와이파이 등 정보통신 인프라 확충으로 섬의 고립감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접안시설 개선, 소형공항 지원, 행정선 확대 등 교통망 강화는 주민 편의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AI·Io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섬 모델을 도입해 재난 대응, 자원 관리, 교통 최적화 등 섬의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

넷째, 지역 특화 산업 육성과 주민 소득 증대가 필요하다. 청정 농수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특산품 개발, 6차 산업화, 생태·역사·문화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 또한, 주민 주도의 마을기업과 사회적 경제조직 설립을 통해 자립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하며, 주민 역량 강화와 리더십 육성,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한다.

다섯째,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면, 먼섬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외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 비용 절감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섬 구축은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광자원 가치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 추진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려 있다. 지역 주민의 참여와 공감 없이 어떠한 사업도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행정 중심의 하향식 방식이 아닌, 주민과 함께하는 상향식 접근이 필요하다. 주민 스스로 자신의 섬 미래를 설계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 리더십 육성,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체 기반을 조성하는 핵심이 돼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국토외곽 먼섬에 대해 전남도에서 선도적으로 도정의 전향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섬은 단지 행정적 ‘외곽’이 아닌, 국가 정체성과 안보, 지속가능 발전의 ‘중심’이다. 전남도가 이러한 정책의 방향성을 주도해 나간다면, 우리 먼섬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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