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 무연고 동포에 '온정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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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려인마을, 무연고 동포에 '온정의 손길'

우즈베키스탄 동포 지병으로 사망…병원·장례비 자제모금
"가족 없는 고려인들 많아…공동체 역할 묵묵히 감당하겠다"

광주 고려인마을 공동체가 무연고 동포의 장례를 위해 힘을 모았다.

3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최근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동포 손니콜라이씨(40)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시 손씨는 알코올중독과 폐질환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했지만 건강보험료를 수년간 미납해 무보험 상태였다.

입원 하루 만에 발생한 병원비만 270만원에 달했고, 장례를 치르는 데 필요한 비용도 300만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손씨를 곁에서 돌볼 가족은 없었다. 10여년 전 손씨의 형도 고속버스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고려인마을 지도자와 주민들은 병원비와 장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자체 모금을 진행하고, 복잡한 무연고 장례 절차를 마무리했다.

무연고 고려인 동포의 마지막을 마을공동체가 끝까지 함께한 것이다.

이러한 귀환 동포의 돌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고려인마을에는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생활하거나 알코올중독과 질병으로 일자리를 잃고 쉼터에 머무는 동포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가 건강보험료 미납 등으로 무보험 상태에 놓여있어 갑작스러운 치료와 수술이 필요할 경우 마을이 대신 부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지난 2022년 입국한 장뾰또르씨는 입국 후 6개월 만에 지병으로 쓰러져 현재까지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이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장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조상의 땅으로 돌아왔지만 가족이 없는 고려인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런 장례 지원이 반복될수록 마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의 역할이기에 묵묵히 감당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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