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개혁법안 속도전…야, 필리버스터 예고

방송 3법, 노란봉투법, 상법 등을 심의하기 위해 열린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간사 박형수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토론 종결 등 위원회 운영에 대해 이춘석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연합)

더불어민주당이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속도전에 나서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해 4일 국회에서 입법 대치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4일 열리는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추가 상법 개정안,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개혁 법안의 강행 처리를 예고했다.

이들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 전체회의에서 지난 1일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무제한 토론을 통해 처리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기업 죽이기 법’으로, 방송3법은 ‘방송 장악법’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위해 본회의장을 지키는 각 상임위원회별 조직까지 꾸렸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재연되는 것은 1년 만이다.

지난해 7월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채상병특검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벌인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본회의 토론 발언을 통해 법안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법안 처리를 하루 정도 지연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180석 이상(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범여권이 토론 종결권을 발동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토론 시간이 24시간이 지나면 종결되고 표결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계속 필리버스터를 해도 이른바 ‘살라미’ 전략에 따라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7월 임시국회는 5일 종료된다. 결국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펼쳐도 쟁점 법안 5개 중 1개 법안이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나머지 법안들은 8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오는 21일께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21일부터 이들 법안들이 차례로 ‘법안 상정→필리버스터→토론 종료→표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필리버스터가 지연 효과 밖에 없다고는 하나, 소수 야당으로서는 법안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릴 수 방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 외에도 검찰개혁 입법도 추석 전까지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약속드린 대로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어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추석 전에 반드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속도전에 매몰돼 무리한 입법 폭주를 강행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과 약자의 몫이 된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