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號’ 출범…광주·전남 정치 지형 변화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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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정청래號’ 출범…광주·전남 정치 지형 변화에 관심

'의원 vs 당원’ 호남 표심 갈려…컷오프 폐지 여부 주목
다수 지역 의원들 박찬대 지지 불구 당원은 정청래 쏠려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입지자들 ‘공천룰’ 이해득실 분주
일부 정치인들, 능력보다 당대표 연줄·친분 과시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첫 집권여당 수장에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당선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정가에도 적잖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 호남지역 의심(議心·국회의원 표심)과 당심(黨心·권리당원 표심)이 갈리면서 입지자들은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룰 등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정청래 후보는 지난 2일 실시된 전당대회에서 대의원(15%)·권리당원(55%)·여론(30%)을 반영한 최종 득표율 61.7%로, 박찬대(38.3%) 후보를 제치고 당대표에 올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주목 받은 지역은 호남이었다. 광주·전남을 포함한 호남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분의 1 이상이 포진해 있는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남 권리당원 투표율은 51.24%를 기록했으며, 정청래 후보는 이 중 66.49%(12만4657표)를 얻어, 33.51%(6만2812표)에 그친 박찬대 후보를 압도했다.

권리당원 36만5892명으로 전체 33%를 점유하고 있는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전국 득표율에 비해 정 후보는 4.75%p 높은 반면 박 후보는 그만큼 낮았다.

광주·전남지역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박찬대 후보 측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해 기초·광역의원 상당수가 박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면서 이른바 ‘조직표’가 박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는 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주권정부에 발맞춰 ‘당원 직접 민주주의’ 강화 메시지와 개혁 드라이브가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광주·전남지역 18명의 지역구 국회의원 중 광주는 2명, 전남은 3∼4명 정도만 정청래 후보를 지지했고, 나머지 국회의원들은 박찬대 후보 측에 섰다. 여기에 상당수 광역의원 등 지방의원들도 박 후보 측에 합류하면서 ‘표심몰이’에 주력했었다.

하지만 당원들의 표심은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과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룰 앞두고 새로운 당대표의 공천 룰 등에 대한 입지자들의 유·불리 셈법이 분주해졌다.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앞서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억울한 공천 배제를 막는 이른바 ‘노컷 당 대표’, ‘컷오프 폐지’를 제시했다.

일단 후보 검증위원회에서 범죄 경력자 등 무자격자를 걸러내고, 나머지 모든 후보에게는 경선 참여 기회를 똑같이 부여해 본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소 절차가 불편하더라도 컷 오프 없이 모든 입지자들에게 경선 기회를 부여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정 대표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현역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에게 유리하다고 지역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교체됐기 때문에 전 국회의원의 계보로 분류되는 상당수 현 지방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유력하지만, 새로운 당대표의 ‘컷오프 폐지’ 방침으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정치 신인들도 내심 반기는 모습이다. 신인들은 현역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당내 여론조사 등에서 1차적으로 컷오프 되는 상황이 빈번했다.

하지만 ‘노컷’이 새롭게 도입된다면 당내 경선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는 등 그동안의 정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그동안 선거 때마다 지역에서 갈등 요인의 핵심으로 작용했던 경선 불복 잡음 등 악순환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자격 미달 정치인들의 난립으로 무작위적 경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후보 검증위 등을 제대로 가동하면 될 것”이라며 “정청래 대표가 억울한 탈락자가 없게 하기 위해 컷오프 폐지를 호남공천 혁신안으로 제시한 만큼 공천 장난이나 특정인 컷오프 등 그동안 문제가 됐던 상당 부분이 사라져 운동장은 넓어지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벌써부터 일부 출마자나 정치인들의 경우, 정청래 대표와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정청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벌써부터 정 대표 측에 줄섰던 일부 정치인의 경우 자신의 능력보다 당대표의 연줄이나 친분을 과시하고 있어 각종 잡음이나 당대표 선거 후유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승기 기자 sky@gwangnam.co.kr         장승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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