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마주한 작은 생명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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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오랜 기간 마주한 작은 생명들 기록

이소의 개인전 31일까지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

전시 전경
이소의 작가 개인전이 지난 20일 개막, 오는 31일까지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밖-틀-안’이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익숙하게 구분해온 ‘안과 밖’의 경계를 다시 사유하며, 시선의 전환을 통해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 작가는 오랜 시간 길 위에서 마주한 풀과 나무, 틈새에서 자라난 작은 생명들을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사진과 드로잉을 함께 선보이며, 작업의 시작점이자 시선의 원천을 공유한다. 특히 그는 식물의 생장점에 주목, 탄생과 소멸이 동시에 존재하는 삶의 흐름과 개별 존재가 가진 방향성을 탐구한다.

작가의 시선 변화를 전시장 구조 속에 반영했다고 본 김유나 기획자는 “실제 갤러리 창문 크기로 제작된 캔버스는 관객으로 하여금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감각을 제공하고, 마당에서 가져온 장작이나 벽 틈새의 풀들은 실내와 외부를 혼재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면서 “기획자가 직접 제작한 틀 구조물 안에 작가의 그림들을 배치함으로써, 작품은 단순한 회화를 넘어 공간과 어우러진 경험으로 확장된다”고 평했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작가가 평소에 찍어온 사진과 드로잉이 함께 선보여 작업 과정과 기록의 의미를 드러낸다. 관객은 이 과정을 통해 단순히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관계와 흔적, 시선의 흐름을 마주하게 된다.

‘밖-틀-안’은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틀로 작동하며, 안과 밖, 작품과 공간이 서로를 가로지르며 순환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관객들은 경계가 흔들리는 지점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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