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의 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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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너지의 날을 아시나요

김광훈 광주 지속협 시민참여 재생에너지전환 위원장

김광훈 광주 지속협 시민참여 재생에너지전환 위원장·에너지파크 해담마루 센터장
8월 22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절약 실천을 다짐하는 에너지의 날이다. 단순히 하루 불을 끄는 행사를 넘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의 약속이 담긴 중요한 날이다.

에너지의 날은 지난 2004년 우리나라가 역사상 최고 전력 소비를 기록했던 날을 기억하며 시작됐다. 끝없이 치솟는 에너지 소비는 에너지 고갈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속출하는 등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온 상승 현상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2025년 1월은 역대 1월 중 가장 높은 평균 기온을 기록했으며, 4월과 5월 또한 역대 두 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다. 이는 강력한 라니냐 현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평균 기온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유지되거나 상승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이라는 임계치를 21개월 연속 초과하는 기록은 기후 변화가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고온과 함께 폭우, 가뭄, 산불, 강력한 열대성 폭풍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에너지의 날은 우리에게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오후 9시부터 5분간 소등하는 전국민 동참 행사는 잠시나마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것을 넘어,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된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전국민이 함께 참여했을 때 얻는 에너지 절감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은 비단 에너지의 날 하루에 그쳐서는 안 된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은 우리 모두의 일상 속에서 시작된다. 거창한 노력이 아니어도 좋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몇 가지의 실천 행동을 소개하면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는 반드시 뽑아 대기 전력을 차단하고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 유지하기(26~28도)와 냉방기 사용 시 문을 닫아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낮 시간에는 전등 대신 햇빛을 최대한 활용하고, 빨래는 건조기 대신 자연 건조를 이용하는 것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옷을 입어 냉난방기 사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다.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투자 및 관련 산업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도시 계획 및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기 위해 학교 및 지역사회에서 에너지 절약 및 기후 변화 교육을 강화해 시민의 인식을 높이는 정책에 발맞춰 줘야 한다.

에너지의 날은 에너지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자, 우리 모두가 환경 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독려하는 의미 있는 날이다. 우리가 에너지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생활화할 때, 비로소 급변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불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이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큰 걸음이 될 수 있음을 함께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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