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주 RISE사업과 스포츠관광 인재 양성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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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 RISE사업과 스포츠관광 인재 양성의 과제

정은성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정은성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RISE 사업은 기존 중앙정부 주도의 대학 지원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 혁신적 정책이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를 기르고,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방대학이 존폐 위기에 내몰린 현실에서, 지역과 대학이 손잡고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광주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 바로 ‘스포츠와 문화의 도시’라는 고유한 정체성에서 답을 찾았다.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143개국 1만3000여 명이 참가한 성공적인 국제대회였고,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역시 194개국 선수들이 찬사를 보낸 모범적 운영 사례였다. 이런 경험과 인프라가 바로 광주의 경쟁력이다.

하지만 과거의 성과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관광은 이제 단순한 경기 관람이나 체육 활동을 넘어 문화, 웰니스,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 세계 스포츠관광 시장 규모는 연간 약 6000억 달러에 달하며, 아시아 지역만으로도 연평균 약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광주가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서려면 새로운 관점의 스포츠관광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융복합적 사고를 지닌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대학의 관광경영학과의 스포츠관광 서비스 기획 능력, 스포츠레저학과의 스포츠 전문 지식,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콘텐츠 제작 역량, 항공서비스학과의 글로벌 매너가 하나로 결합될 때 진정한 경쟁력이 생긴다. 각 학과가 개별적으로 인재를 길러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시장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

특히 광주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청년 일자리와 지역 정주다.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실에서, 지역 내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스포츠관광 산업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분야다. 의료·웰니스 관광, 국제대회 유치, K-컬처와 연계한 스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이 지역 청년들의 도전 무대가 될 수 있다.

RISE 사업이 전국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광주는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스포츠관광은 바로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광주만의 문화적 자산과 스포츠 인프라를 활용해 인재를 길러낸다면, 이는 지역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에도 기여하는 길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전국 모든 지역이 RISE라는 같은 출발선에 섰지만, 광주가 스포츠관광이라는 차별적 비전으로 앞서 나간다면 ‘문화·스포츠·관광 융합도시’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길 위에 청년들의 희망과 지역의 미래가 함께 열릴 것이다. 스포츠관광 인재 양성은 단순히 몇 개 학과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전략이다. 청년들이 고향에서 꿈을 펼칠 수 있고, 지역이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광주만의 독창적 브랜드 ‘문화·스포츠·관광 융합도시’를 완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 광주시와 지역 대학들, 그리고 시민들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반드시 성공시켜 전국의 롤모델이 되고,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관광 도시로 우뚝 서야 한다. 그 길 위에 광주의 미래와 청년들의 희망이 함께 열릴 것이다.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광남일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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