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AI·에너지…전남, 미래 100년 산업지도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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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AI·에너지…전남, 미래 100년 산업지도 다시 쓴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에 ‘국가 우주 거점’ 위상 재확인
AI데이터센터·인공태양 잇는 성과…산업 구조 고도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는 무게 516㎏ 주탑재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위성 12기 등 총 13기 위성이 실렸다.
고흥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전남이 국가 우주 거점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글로벌 기업의 AI데이터센터 유치와 인공태양 연구시설 선정 성과가 축적된 상황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이 더해지며 전남은 ‘AI·에너지·우주’ 등 미래산업 전반에 걸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단일 산업을 넘어 다중 산업군으로 확장되는 입체적 성장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전남 산업 지형의 구조적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평가다.

27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누리호(KSLV-II) 4차 발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발사는 국내 최초로 민간이 주도한 한국형 발사체 상업화의 시작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누리호 성공은 10여년간 축적된 우주기술 역량이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주 관련 기업 집적과 제2우주센터 논의에도 탄력을 붙여 고흥의 전략적 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나로우주센터 일대는 발사체 조립시설, 고고도 시험설비, 위성 추적체계 등 국내 우주개발의 핵심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어 이번 성공이 전남의 우주기술 기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

AI 분야에서도 전남의 위상은 올 들어 확실히 부상하고 있다. 해남 솔라시도에 확정된 오픈AI·SK 전용 AI데이터센터는 GPU 1만개 규모의 대형 연산 인프라로, 국내에 구축되는 최초의 글로벌 AI기업 전용 데이터센터다. 특히 해남·나주 일대를 중심으로 구축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공급 체계는 전력 수요가 큰 AI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을 뒷받침할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전남이 수년간 추진해온 RE100 기반 에너지체계가 AI 산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에너지·AI 융합지대’가 형성되는 흐름이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에서도 삼성SDS 컨소시엄이 전남을 부지로 선정했다. 2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연산시설로, 국가 AI 연구부터 산업계 수요까지 동시에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두 개의 대형 데이터센터가 나주·해남 권역에 집적되면 전남은 국내 최대 규모의 AI 연산벨트를 갖추게 되며, 반도체·클라우드·모빌리티 등 연관 산업 유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일자리, 연구·교육 생태계 확장, 전력 인프라 고도화 등 파급 효과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나주시가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 연구시설 후보지 1순위로 선정되며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 연구시설은 핵융합 반응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의 핵심 거점이다.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 만큼 효율이 높고,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전력단가 절감 효과도 크다. 기후 영향에 강하고 연료 확보가 용이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전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 인프라, 나주 에너지국가산단, 산학연 연구 네트워크 등 핵심 요건을 갖추며 이번 유치에서 최적지로 평가받았다.

AI 연산·핵융합 에너지·우주기술이 전남에 동시에 집적되면서 지역 산업전략은 기존 농생명·관광 중심 구조를 넘어 국가 전략산업을 포괄하는 고차원적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상이한 산업이지만, 실제로는 전력 인프라·데이터 수요·기술 연구·산업단지 개발 등 여러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전남이 가진 지리적·에너지적 강점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해남·나주·고흥을 잇는 축은 ‘에너지·AI·우주’를 관통하는 미래산업 벨트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기반 위에 신산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왔다”며 “축적된 에너지 인프라와 증가하는 데이터 수요가 맞물리며 최근 성과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AI·에너지 산업은 성격은 다르지만 전남이 가진 기반 속에서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어 앞으로 연관 산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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