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계엄 1년’, 빛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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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기고] ‘계엄 1년’, 빛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정달성 광주 북구의원(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특보)

찬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던 1년 전 그날 밤을 기억한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암흑천지였다. 헌법은 유린당했고, 총구는 주권자인 국민을 향했다. 1980년 5월, 광주를 짓밟았던 군홧발의 망령이 45년 만에 되살아난 듯했다.

그 야만의 밤, 우리는 분노했고 또 결단했다. 광주와 전국 곳곳에서 시민과 지방의원, 노동자와 청년들이 주저 없이 거리로 나섰다. 삭발과 단식, 노숙 농성으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그 외침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숭고한 명령을 대변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위대한 국민은 촛불을 다시 횃불로 키워 무도한 권력을 탄핵했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웠다. 그리고 우리는 ‘이재명 정부’라는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웠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은 빠르게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주요국 최상위권으로 반등했고, 경주 APEC의 성공적 개최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 굵직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를 아우르는 실용 외교를 펼치며 경제 영토를 비약적으로 넓혀 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소통하며 민생을 챙기는 모습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를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와 외교가 순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슴 한구석에는 여전히 무거운 돌덩이가 얹혀 있다. 바로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가 지체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지금 사법부의 시계는 어디에 멈춰 있는가. 내란의 핵심 가담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고, 재판은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다. 엊그제 특검이 한덕수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이는 헌정을 파괴한 대역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다. 사법부가 ‘법 기술’을 앞세워 역사적 심판을 주저하는 사이, 내란 세력은 거리를 활보하며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촛불 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역사에 대한 배임이다.

사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12·3 내란은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헌정 파괴 범죄다. 국민의 눈높이와 법 감정을 외면한 솜방망이 처벌과 재판 지연은 또 다른 ‘사법 내란’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내란 전담 재판부’를 설치하여 신속하면서도 추상같은 판결을 내려야 한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란 없다.

국민의힘 또한 역사의 죄인임을 자각해야 한다. 내란을 방조하고 동조했던 그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진정한 참회는커녕, 사법부의 판단 뒤에 숨어 정쟁만 일삼고 있다.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는 정당에게 미래는 없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이 자신들의 침묵과 방관을 낱낱이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직 ‘빛의 혁명’은 완성되지 않았다. 윤석열 내란 세력을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완벽하게 심판하는 그날이 비로소 혁명의 완수일 것이다.

광주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긴 정치인으로서 나는, 시민과 함께 그 선두에 설 것을 다짐한다. 검찰 개혁과 사법 정의를 실현하고 내란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는 길에서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12·3의 치욕을 뼈에 새기고, 다시는 이 땅에 반헌법적 시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주주의의 방파제를 더 높이, 더 단단히 쌓아 올려야 한다.

경제 재도약과 외교적 성과라는 든든한 토대 위에 ‘정의’라는 기둥을 바로 세우자. 그리하여 마침내 헌법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세계가 존경하는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자. 그것이 1년 전,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우리가 시민들과 함께 그토록 갈망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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