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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남지사 선거는 단순한 ‘현직 대 도전자’ 구도를 넘어선다. AI·에너지·우주로 상징되는 미래 전략산업이 전남 전역으로 확산되는 전환기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도정의 연속성과 권력 교체, 지역 균형과 정치 세대 교체라는 여러 이슈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는 향후 10년 전남의 성장 경로를 가르는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 정치사에서 전례가 없는 ‘풀타임 3선’에 도전한다. 강진·완도군수, 전남도 행정부지사, 18·19대 국회의원을 거쳐 민선 7·8기 도정을 이끈 그는 행정과 정치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전남은 국가 미래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오픈AI·SK 협력 데이터센터 추진, 국가 AI컴퓨팅센터 공모 선정,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 전남 전 지역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고흥 누리호 성공 발사 등 굵직한 국책 프로젝트가 연이어 가시화되면서 김 지사의 도정 성과가 선거 국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서 장기간 상위권을 유지하는 점 역시 현직 프리미엄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김 지사 측은 “지금은 도정을 바꿀 실험의 시기가 아니라, 성과를 완성할 시간”이라며 연속성론을 전면에 내세운다. 국립의대 신설과 의료 격차 해소, 에너지 대전환과 산업 고도화 등 숙원 과제를 임기 연장선에서 매듭지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12년에 이르는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 민주당 경선에서 적용될 수 있는 다선·현역 감점 규정은 김 지사가 넘어야 할 변수로 꼽힌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전남 정치 지형상 민주당 공천이 사실상 본선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이번 선거의 실질적 승부처는 당내 경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부·중부·서부권을 축으로 한 다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경선 판세는 어느 때보다 복잡해질 전망이다.
동부권에서는 주철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했다. 여수시장과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을 지낸 그는 해양·항만·산업도시 행정 경험을 앞세워 ‘동부권 소외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수·광양·순천을 축으로 한 동부권 경제 재도약과 해양 신산업 육성이 주 의원의 핵심 메시지다.
중부권에서는 신정훈 의원이 출마 채비에 들어갔다. 나주시장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지낸 그는 에너지 수도 나주·화순을 기반으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밸리 고도화, 농업·농촌 혁신을 결합한 정책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긴밀히 호흡하며 중앙 정치와의 연결 고리를 강조해온 점도 신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서부·농어촌권에서는 4선 중진인 이개호 의원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전남 도민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병오년 새해를 맞아 발표한 입장문에서 “격동의 시기를 지나온 경험과 4선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경륜을 바탕으로 전남의 미래를 이끌겠다”며 전남도지사 선거 출마 의지를 분명히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농정·예산통으로서 전남 균형발전과 농산어촌 대전환을 내세울 경우, 안정감을 중시하는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때 유력 주자로 분류됐던 서삼석 의원이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그의 지지 기반이 어느 후보로 이동할지도 경선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김영록 지사의 서부권 기반, 주철현 의원의 동부권, 신정훈 의원의 중부권 구도가 비교적 선명한 만큼, 권역별 표심 이동과 결집 여부가 경선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연말을 거치며 가장 큰 변수로 주목받았던 대통령실 차출설도 여전히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전남 무안 출신으로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김용범 실장의 전남지사 출마설은 한때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에 대해 최근 박지원 의원이 “김 실장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최종 선택은 결국 본인의 결단에 달린 만큼 완전히 닫힌 변수는 아니다”라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대선 공신이자 대통령과의 직통 소통이 가능한 인사라는 점에서, 선거 막판까지 차출설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야권과 제3지대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보수 진영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전남지사 출마설도 정치권 안팎에서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전남 순천을 지역 기반으로 활동했던 이력과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보수 상징 카드’로 거론된다. 조국혁신당 역시 담양군수 재선거를 계기로 조직 정비에 나서며 광역단체장 도전을 검토 중이고, 진보당은 김선동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진보층 결집을 모색하고 있다.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의 민주당 입당 여부 역시 동부권 판세를 흔들 잠재 변수로 꼽힌다.
전남도민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예민하게 바라보는 의제는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국립의대 신설과 의료 인프라 확충,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의 갈등 조정, 농수축산·해양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다. 결국 이번 전남지사 선거는 김영록 도지사 체제의 연속성과 중진 의원들이 내세우는 변화론, 그리고 대통령실 차출론 등 막판 변수들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판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클 전망이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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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5 (월) 2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