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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지 산업부 기자 |
황제 사후 권력은 공백 상태에 빠졌고, 그 틈을 타 권신과 음모가 난무했다. 시스템은 강력했지만 계승은 준비되지 않았으며, 그 결과 통일 제국은 불과 몇 년 만에 붕괴했다.
규모와 형태만 달라졌을 뿐, 후계자가 없는 순간 조직이 흔들린다는 사실은 현대에도 적용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4만여 개 중소기업이 후계자 부재로 지속 경영이 불투명하다는 통계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표자가 고령에 접어든 기업은 늘고 있지만, 가업을 잇겠다는 선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개인의 은퇴가 곧 기업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중소기업은 단순한 개인 사업체가 아닌 지역 고용을 떠받치고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이들이 원활히 승계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질 경우, 그 여파는 특정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경제 기반이 약화되고,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 역시 함께 소멸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정부는 M&A 방식의 중소기업 승계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친족 승계가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기업이 폐업 대신 새로운 주체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확장한 것이다. 특별법 제정과 승계 지원센터, 전용 플랫폼 구축은 승계를 개인의 문제에서 제도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승계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다. 누가 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어지느냐다. 단기 수익만을 기준으로 한 인수는 기업의 존속을 보장하지 못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와 지역 산업과의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중소기업 승계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가 ‘연속성’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개인의 성공을 넘어, 조직과 지역, 산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가 돼 있는지를 묻고 있다. 후계자가 없는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미래를 설계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역사는 늘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승계가 설계되지 않은 시스템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 우리의 산업 현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2026.02.11 (수) 2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