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주는 경제적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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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주는 경제적 변화는?

이승홍 경제부 부장

“행정통합이 되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을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시·도민과 기업의 반응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합의 명분은 크지만, 체감할 수 있는 ‘경제적 변화’가 아직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의 가장 큰 기대 효과로는 규모의 경제가 꼽힌다. 광주와 전남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을 경우 인구는 320만명을 넘어선다. 산업단지, 항만, 공항, 연구기관, 대학, 농수산 기반까지 하나의 행정체계 안에서 조정할 수 있다면 투자 유치와 산업 배치의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예산 확보나 국가사업 유치에서도 ‘광역 단일 창구’가 갖는 무게감은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이 가능성이 아직 ‘가정’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통합 논의가 행정 구조 개편이나 정치적 당위에 치우친 반면, 지역 기업과 일자리,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설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우려도 적지 않다. 광주는 산업·서비스 중심, 전남은 농수산·에너지·관광 중심이라는 구조적 차이가 통합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면, ‘경제적 시너지’보다는 ‘재정 부담 분산’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통합 이후 재정 운용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 논의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고, 개별 지자체 단위로는 대기업 유치나 첨단 산업 육성에 한계가 분명하다. 광주·전남이 각자도생을 이어간다면,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행정통합의 성패는 ‘행정’이 아니라 ‘경제’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통합 이후 몇 개의 산업이 새로 만들어지고,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기며, 기업 활동의 불편이 얼마나 줄어드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구호가 아닌 숫자, 선언이 아닌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통합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역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통합이라면 명분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통합 찬반의 구호 경쟁이 아니라, 통합 이후 광주·전남 경제가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냉정하고 구체적인 설계다. 그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행정통합은 또 하나의 ‘논의로만 남은 지역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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