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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 전경. 광주시 제공 |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등)을 기준으로 임차권 등기명령이 신청된 전국 부동산 건수는 2만8044건으로 집계됐다.
임차권 등기는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 이후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등기부등본에 설정하는 안전장치다.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2020년 9294건, 2021년 7631건에서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2022년 1만2038건으로 늘었고, 2023년에는 4만5445건, 2024년에는 4만353건까지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2만8044건으로 40.8% 감소하며 전체적으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감소세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피해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광주는 2022년 145건에서 2023년 576건으로 약 3배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1084건, 지난해에는 1819건을 기록하며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남은 2024년 947건에서 지난해 1252건으로 1년 새 약 32% 늘며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하지만 피해 증가 속도에 비해 공공 차원의 구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자지원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문제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전남이 1171건으로 전국 여섯 번째, 광주는 567건으로 아홉 번째에 그쳤다. 지역 내 피해 규모를 고려하면 주택 매입을 통한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원인으로는 상대적으로 관리·감독이 느슨한 소규모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이 밀집된 주거 환경이 꼽힌다.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시세 정보가 불투명하고 감정가 산정이 낮아 경매로 넘어가도 보증금 회수가 어려우며,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계층이 보증보험 미가입 주택에 전세로 입주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며 피해자 구제에 나섰지만, 까다로운 인정 요건으로 인해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자도 적지 않다. 피해자 인정 요건은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 확정일자 확보는 물론, 다수 임차인 피해 여부와 임대인의 고의성까지 요구하고 있어 이를 모두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긴급복지지원 등 제한적인 지원만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피해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확산되고 있음에도 제도는 여전히 대규모·집단 피해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전세사기를 막기위해 칼을 뽑아 들긴했지만 인정 요건부터 까다로워 이를 충족하지 못한 상당수 임차인들이 주거 불안과 채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특히 전남에는 피해지원센터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인데, 지방의 주택 유형과 거래 현실을 반영한 피해자 인정 기준 완화와 선제적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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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9 (월) 20: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