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색톤의 삶 응축…사물의 본성과 원형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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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황금색톤의 삶 응축…사물의 본성과 원형 자각

정순아 개인전 16일까지 서울 JBOX갤러리
‘은총’ 주제 신작 20점…"담백한 느낌" 선사

전시 전경
‘골든 메모리즈’(Golden Memories)
판화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펼쳐온 전남 진도 출생 정순아 작가가 서울에서 제17회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지난 6일 개막, 오는 16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소재 JBOX갤러리에서 ‘은총’(Grace)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다. 출품작은 전체 황금색톤이 주류로 50호와 40호 등 신작 20점이다.

타이틀인 ‘은총’(Grace)은 땅이 신의 은총이라는 작가의 시각에서 기인한다. 은총은 우리가 딛고 서는 자리에서 씨를 묻으면 다시 생명을 밀어 올리는 힘의 맥락과 동일하다. 침묵 속에서 끊임없이 품고, 결국은 다시 내어주는 존재로부터 발현되는 그 무엇이 은총의 구체적 상인 셈이다. 그리고 은총 위에 살고있는데 흙을 만지고, 땅을 긁어 그 숨결을 화면에 옮긴다는 설명이다.

기존 풍요와 평원의 미학을 구현해낸데 이어 분주한 일상 속 감정의 변화들을 다채로운 색깔로 표현하는데 치중해온 정 작가는 2024년 10월부터 1월 5일까지 전남대병원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에서 부모님 산소를 가다가 만난 벼들의 움직임을 가볍게 보지 않고 깊이있게 조망하면서 천착한 작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작가의 화면은 다양한 색들과 선, 재질들을 통해 생동감있는 땅의 생명력과 리듬감, 그리고 함께 나누는 풍요의 세상을 생각하며 존재하는 것들의 조화를 꾀하는데 집중했으며, 당시 일부 신작들은 판화가 아닌 아크릴 물감으로 완성해 선보여 몰입감을 더했다.

특히 작가는 전시 서문에서 삶의 안식처이자 극복해야 하는 공존이고 애증의 대상인 자연을 상기시키고 있다. 자연 속 풍경이야말로 멀고도 가깝게 존재하며 우리에게 다양한 감정을 안겨준다는 시각을 표출하고 있다. 아울러 자연의 가치와 관련해서는 인간의 삶 속에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고, 무지를 일깨우는 관념의 통찰에 참여한다고 전제한 뒤 가시적인 사물의 세계가 아닌 사물의 본성과 원형에 대해 인식을 할 수 있는 이데아를 들여다볼 것을 주문한다.

‘골든 메모리즈’(Golden Memories)
정순아 작가
전남대병원갤러리 전시에서도 엿보였듯 작가에게 황금색은 수확을 상징한다. 또 스스로 증명한 시간의 결과로 땅의 언어이자 신호로 읽힌다. 작가는 스스로 “황금벼를 그려온 시간이 어느새 수년이 됐다”고 밝힌 것만 봐도 그가 생각하는 황금색톤이 다른 작가들의 색감과는 다른 의미를 띄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작가는 황금벼의 숫자로 환산되는 가치보다는 오래 전부터 땅 위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굉장히 높게 자각하고 있다.

작가는 “생명의 숨결, 시간의 기억, 누군가는 흙을 밟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그 위에 집을 세우고 그리고 길을 낸다. 그 모든 발자국이 모여 땅의 악보를 만든다. 그래서 나는 땅의 심포니를 펼쳐본다. 땅에서 시작해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황금의 감각, 그 감각이 그림 속에 그대로 머물기를 바라며 창작이라는 사고 속에서 그저 그 느낌을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땅은 말이 없지만 모든 것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의 작업은 은총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정순아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개인전 16회와 국제아트페어 15회, 단체전 300여회 등 참여했다. 현재 광주미협과 한국목판화협회, 광주판화가협회, www.현대미술가회, 광주전남여성작가회, 아트그룹 구미호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광주미술협회 판화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가 끝난 이후 오는 6월 독일가치갤러리 초대로 광주 작가 3명과 독일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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