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부터 식민 경험까지 영화로 시대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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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원전부터 식민 경험까지 영화로 시대 비춘다

‘원전마을 딜레마’ 상영회 24일 광주극장서
같은 날 태국 감독·30일 프랑스 고전도 선봬

태국 영화감독 랏차품 분반차촉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단편영화 상영회가 24일 오후 7시 운터강에서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원전마을 딜레마’ 무료 상영회가 24일 오후 7시 광주극장 1층 영화의집에서 열린다.
광주에서 독립·예술영화를 통해 역사와 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상영회가 잇따라 열린다. 태국 실험영화 감독의 단편 상영과 원전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의 고전 작품이 소개되는 것.

먼저 24일 오후 7시 광주극장 1층 영화의집에서는 다큐멘터리 ‘원전마을 딜레마 무료 상영회’가 열린다.

이번 상영회는 제56주년 지구의 날을 맞아 광주행사위원회가 주최하고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이 주관한다.

작품은 1990년대 후반 울산 지역 원전 건설 논의를 배경으로, 원전 인접 마을 주민들이 겪은 갈등과 선택의 문제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원전 유치와 백지화, 보상과 지원금, 수명 연장과 폐쇄 논쟁 속에서 떠날 수도, 남을 수도 없는 주민들의 현실을 통해 에너지 정책과 지역 공동체의 문제를 동시에 주목한다. 지역사 아카이브 프로젝트로 마련된 이번 작품은 한국민영방송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상영 후에는 다큐멘터리 출연자인 정수희 탈핵부산시민연대 활동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된다. 부산·울산·경주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신규 원전 건설 논의에 대한 현장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같은 날 오후 7시 광주 북구 운터강에서는 태국 영화감독 랏차품 분반차촉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단편영화 상영회가 펼쳐진다.

광주씨네클럽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번 상영회는 대구의 영화서점 이미지북에서 진행된 상영회를 바탕으로 한다. 스크린에는 랏차품 분반차촉의 ‘식민주의 3부작’으로 불리는 단편 ‘마니잔의 이중생활’(2013)과 ‘안나와 왕자’(2020), ‘빨간 독수리’(2020)가 소개된다.

랏차품 분반차촉 감독은 태국의 식민지 경험과 탈식민적 현실을 탐구해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장편 데뷔작 ‘쓸모 있는 귀신’(2025)으로 제75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이번 상영회에서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 외세의 영향 속에서 형성된 태국 사회의 억압된 기억을 장르적 방식으로 풀어낸 그의 독특한 미학을 엿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30일에는 광주 북구 무등로 소재 필로팅하우스에서는 프랑스 작가이자 영화감독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 상영회’가 진행된다.

상영회에서는 뒤라스의 대표 영화인 ‘인디아 송’(1975)과 ‘저녁 9시 15분 밤의 선박’(1979) 등 두 편이 준비된다. 두 작품은 서사보다 이미지와 음성, 시간의 흐름을 강조하는 뒤라스 특유의 실험적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인디아 송’은 식민지 인도를 배경으로 프랑스 대사 부인의 고독과 욕망을 비선형적 구조로 풀어낸 작품이다. 화면과 음성을 분리한 연출 방식, 반복되는 음악과 대사 등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탐색한다. 이어 상영될 ‘저녁 9시 15분 밤의 선박’은 이미지와 목소리를 더욱 과감하게 분리한 작품으로,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만으로 인물과 사건을 구성하는 실험적 시도가 돋보인다. 관객은 보이지 않는 장면을 상상하며 서사를 완성하게 된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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