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공연장 ‘화재 안전 공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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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전남 공연장 ‘화재 안전 공백’ 커진다

1000석 이상 6곳만 방화막 의무화…95%는 규제 밖
중소 규모 증가 속 사각지대…"인명보호 대책 시급"

광주 동구 미로센터 공연장. 사진제공=광주 동구청
광주 북구 문화센터 공연장. 사진제공=광주 북구청
1000석 이상 공연장에 방화막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광주·전남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규모의 공연장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개정된 공연법 하위법령 시행으로 좌석 수 1000석 이상 종합공연장에는 방화막 설치가 의무화됐다.

방화막은 무대에서 발생한 화염과 연기가 객석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관객의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 핵심 안전시설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2000만원 이하 과태료와 함께 최대 6개월 공연장 운영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공연장 구조를 고려할 때 제도 적용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올해 4월 기준 광주 지역 공연장은 실내 41곳, 야외 10곳 등 총 51개소다. 이 중 방화막 설치 의무가 적용되는 1000석 이상 공연장은 중외공원 야외공연장(2500석), 광주시청 야외음악당(2000석),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1517석) 등 3곳에 불과하다.

전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57개 공연장 가운데 방화막 설치 대상은 여수 BIG-O 해상무대(3000석),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1207석), 여수 예울마루 대극장(1021석) 등 3곳 뿐이다.

결국 광주·전남 전체 공연장의 약 95%를 차지하는 1000석 미만 공연장은 방화막 설치 의무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문제는 공연 환경과 제도 간 괴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문화시설 접근성 확대 정책에 따라 300~10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과 300석 미만 소공연장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현행 기준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일반·소공연장 역시 화재 위험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공연장은 조명·음향·특수효과 장비 등 전기 및 열 발생 요인이 많고, 객석은 밀집 구조로 설계돼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당수 공연장은 방화막은 물론 추가 안전설비 도입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 공연업계 관계자는 “소공연장은 운영 자체도 빠듯한 상황에서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 비용이 드는 방화막 설치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다”며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닌 상황에서 선제적 투자는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의 정기 안전검사 결과, 전국 공연장의 약 88%가 방화막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약 500여 개 공연장 가운데 1000석 이상 시설은 약 70곳에 그쳐, 현행 기준으로는 대부분 공연장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전문가들은 공연장 규모와 관계없이 화재 대비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광주 소방 관계자는 “화재는 시설 규모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으며, 공연장은 어두운 환경과 밀집된 좌석 구조로 인해 초기 대응이 늦어질 경우 피해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며 “결국 사고는 취약한 곳에서 발생한다. 방화막과 같은 물리적 차단 장치는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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