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쩌렁쩌렁’ 유세 소음에 신음하는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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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쩌렁쩌렁’ 유세 소음에 신음하는 유권자들

광주·전남 주요 지역 민원 잇따라…하루 수십 건 접수
주택가 등 집중…확성기 로고송 소음기준 비현실 지적

출처=클립아트 코리아
광주 지역민이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선거 소음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 지역민이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선거 소음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선거 유세 소음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다. 선거 유세의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확성기 방송과 로고송이 일상생활을 방해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1일 광주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1일 이후 광주 동구 충장로·금남로를 비롯해 서구 상무지구·화정동·풍암동, 남구 백운광장과 광주대학교 입구 사거리, 북구 용봉동·전남대학교 후문, 광산구 수완·첨단지구와 광주송정역 일대 등에서 후보자들의 유세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상권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대학가가 밀집한 곳으로 출퇴근 시간마다 여러 후보 진영이 한곳에 모여 확성기 방송과 율동, 로고송을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전남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순천 연향동과 신대지구, 목포 하당신도심, 여수 웅천지구, 나주 혁신도시, 담양읍 시가지와 전통시장 등 주요 생활권을 중심으로 유세 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집중되면서 소음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특히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음악과 고출력 방송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광산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오전 7시만 되면 선거 음악 소리에 잠을 깨는 날이 많다”며 “왜 그렇게 큰 음량으로 동네 전체를 울려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선거관리위원회에도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광주 서구선관위에는 하루 평균 수십 건의 소음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광산구 역시 하루 5건 안팎, 많게는 10건 이상의 민원이 들어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지역도 비슷하다. 담양에서는 하루 3~4건, 강진에서는 하루 5건 안팎의 소음 민원이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은 주로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와 오후 6~8시 퇴근 시간대에 집중되며, 아파트 단지와 원룸촌, 학원가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빅데이터 민원분석시스템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접수된 선거운동 관련 민원은 총 58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확성기 관련 민원이 41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유세 차량 관련 민원도 199건에 달했다.

문제는 현행 규제가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소음 수준보다 장비 사용 기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은 시·도지사 후보자의 차량 부착 확성장치를 정격출력 40킬로와트(kW), 음압수준 150데시벨(dB)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휴대용 확성장치 역시 3kW 이하만 사용할 수 있으며 기준을 초과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음압수준 150데시벨 자체가 현실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라는 점을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경적은 약 110데시벨, 전투기 이착륙 소음은 약 120데시벨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선거 로고송에 대한 규제 부재다. 후보자가 사용하는 확성장치는 사전 승인과 시험성적서 제출 의무가 있지만, 음악을 재생하는 녹음기와 녹화기에는 별도의 소음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시민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반복적인 음악 소음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선관위는 민원이 접수될 경우 현장 확인과 자율 조정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도 인정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소음 민원이 접수되면 직원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후보자 선거사무소에 연락해 음량 조절 등을 권고하고 있다”며 “다만 모든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에는 인력과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인 만큼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유세는 필요하다. 그러나 유권자의 선택을 호소하는 과정이 시민들의 일상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선거에 대한 피로감과 반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운동의 자유와 시민의 생활권 보호 사이에서 보다 현실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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