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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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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해 12월 아크갤러리에서 ‘암탉의 비밀’이라는 타이틀로 제17회 개인전을 열었던 문희진 작가가 당시 밝힌 내용이다. 그의 그림에 유난히 닭이 많이 등장하는 이면을 이해할 수 있는 멘트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양림미술관에서 기획초대전으로 마련된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전시는 ‘목욕탕’이라는 주제로 지난 5월 27일 개막, 오는 7일까지다. 이번 전시에는 ‘고민중’을 비롯해 ‘폭포’, ‘폭포2’, ‘금값’, ‘고장난 체중계’, ‘때밀이’, ‘불가마’, ‘한증막’, ‘목욕바구니’ 등 총 7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금값처럼 닭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목욕탕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비만해진 욕망을 꼬집고 있다. 그의 이번 출품작들은 시대적 시각에 기초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서민들의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삐뚤어보기를 시도하는 듯하다. 표현하고자 한 메시지를 유난히 비대칭적으로 확대해 표현한 대목에서 그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색채는 컬러풀하지만 색상이 튀거나 부조화로 인한 작품의 자연스러움이 감소하거나 하는 것 따위가 읽히지 않는다. 그가 구사하는 색채와 구도, 비율 등이 풍자나 위트라고 하는 장치에 부합된다는 점 또한 그의 작품에 집중하게 된 이유다. 무언가 거추장스럽지가 않고, 오히려 한번이라도 더 작품을 쳐다보게 만든다.
특히 작가는 그동안 주인만을 갈구하는 스토커 같은 강아지와 백조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닭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일그러진 집착을 표출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는 그 욕망의 실체를 포장지 없이 직접 마주하기로 했다. 그래서 작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의 우리가 모이는 곳으로 대중목욕탕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곳에서 우리는 수건 두 장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겨우 가려야 할 곳만을 가릴 수 있을 뿐이다. 발가벗었기에 부끄러움을 온몸으로 체득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욕망이 넘치는 인간의 본연의 알몸을 내 보임으로써 부질없는 욕망의 실체를 강조한다. 욕망을 가득 채워도 결국 발가벗으면 모두 똑같은 상황이 되고 만다는 것 말이다. 그러니 제발 욕망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던지는 듯 여겨진다.
맨몸 위로 당당하게 굵은 금목걸이가 빛난다. 팔찌·발찌·반지가 주렁주렁 휘황찬란한 이면에는 욕망에 불타는 현주소를 짐작하게 한다. 우리는 맨몸이 돼서도 욕망과 과시, 부러움을 겹겹이 두르고 사는 한편, 가장 날것의 공간에서 마주하게 만든다. 이처럼 다채로운 인간 군상이야말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문 작가는 ‘목욕탕-벗었는데 못 벗은 것들’이라는 자서를 통해 “‘심심하지 않은 목욕탕 영화’를 통해 맨몸 위에 얹어 둔 욕망의 무게를 잠시 유쾌하게 웃어넘기며 마주해 보길 기대한다”면서 “벗었지만 못벗은 것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희진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 개인전 17회와 중국 등 해외를 망라한 단체 및 그룹전 150여회에 출품했다. 무등미술대전 대상(2024)과 여수사생대회 대상(2011), 전남도전과 광주시전 및 남농대전, 나혜석전 등 특·입선(2017~2018)을 두루 수상했다. 한국미술협회와 광주기독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광주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이사를 맡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6.02 (화) 1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