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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경 작 ‘만신 만개의 영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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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립 금속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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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립 금속 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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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립 금속 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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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립 금속 04 |
박 작가는 광주비엔날레와는 초면이 아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이미 20여년 전 JNP라고 프로젝트 그룹의 일원으로서 참여한 바 있지만 그는 이번 참여가 본격적인 의미에서 참여로 생각하는 듯했다. 과거 참여했을 적에 대해 회고하던 박 작가는 조금 애매하다는 말로 그때의 참여를 일갈했기 때문이다. 단체로 참여했지,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이번 출품을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런 박 작가는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동 대학원에 진학해 사진과 미디어를 전공했다. 그리고 프로작가로 데뷔하고는 줄곧 설치와 영상에 집중해 왔다. 처음으로 개인 전시를 할 당시도 그는 설치와 영상으로 관람객들을 만났다. 그는 영화계 거물로 평가받는 박찬욱 감독의 친 동생이기도 하다. 2011년에는 형과 공동 연출한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었을 만큼 다방면에 걸쳐 활동을 펼쳐왔다. 심지어 30대 초반까지 한때 평론에 천착했다. 지난 3월 19일부터 5월 10일까지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 54번지 소재 국제갤러리에서 9년 만의 개인전을 성황리 열었다. ‘안구선사’라는 타이틀로 사찰 벽화와 민화 등을 차용한 회화 20여점을 선보인 것이다.
이처럼 다방면에 걸쳐 쉼없이 활동 영역을 구축해온 그는 광주비엔날레 참여를 계기로 비엔날레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그래서 오늘날 비엔날레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었다. 광주비엔날레에 좀 각별한 그런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좀 어떠냐고 묻자 그는 시장 안팎에서의 관심과 중요성의 추이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미술계가 아트페어 같은 시장 중심으로 움직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작가들이 시장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 면에서 비엔날레가 상대적으로 시장의 영향이 커지는 것에 비해서는 관심을 좀 덜 받게 되는데, 중요성으로 따지면 더 중요해진 거죠. 관심은 덜 받는 대신 중요성은 더 올라갔다고 봅니다.”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관심을 덜 받는다기보다도 상대적으로 아트페어나 시장이 비대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적으로든, 해외에서든 광주비엔날레 역사가 오래됐으니까 주목도가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귀띔이다. 아울러 그는 비상업적이고 공공적인 성격의 비엔날레가 아시아에서, 특히 광주에서 이렇게 열리는 것이 상당히 어떻게 보면 점점 더 굉장히 중요하게 간직해야 될 문화가 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내비친 그는 이번 비엔날레 때 의례와 사운드, 그리고 공동체적 실천을 결합한 신작 ‘불림’ 프로젝트를 권병준 작가와 함께 진행하게 되고, 그 준비를 수행해나가느라 광주에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이 작품은 공동체에서 모은 쇠붙이를 녹여 무구를 만들고 이를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사용하는 한국 무속 의례 ‘쇠걸립’에서 출발한다는 시각이다. 광주와 전남 지역의 시민들이 기부한 그릇, 기물, 장신구 등 사용하지 않는 금속 물건은 수집 과정을 거쳐 사운드 설치 작업의 재료가 된다. 시민들이 내놓은 금속은 작가의 조형적, 음향적 과정을 통해 리듬과 진동, 그리고 공유되는 소리로 다시 공동체에 되돌아온다는 것이 지난 3월 간담회 때 공개된 내용이었다. 간담회 때 단연 많은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우선 불림의 의미부터 질문했더니 ‘어그멘테이션’(Augmentation)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내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게 무속에서 흔히 많이 쓰는 말이거든요. 무속에서 무인, 무당을 크게 불린다는 뜻이죠. 우리말로 쌀을 불린다 하거나, 돈을 불린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게 커진다라는 얘기니까 그게 영어로는 어그멘테이션인데, 한국말로는 증강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증강 현실 할 때 말이죠. AR이라고도 하잖아요.”
그는 증강이라고 하면 말이 굉장히 딱딱해지기에 불림이라는 말이라고 사용한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시민이 기부하는 쇠를 모아서 광주가 의향이자 예향이니까 이를 불리는 것이고, 증강해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점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런 깊은 의미를 담고 잇음에도 커미션 작품이니 본 전시에 붙어 있는 어떤 회화 작품과는 결을 달리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들려줬다. 또 주목도를 끌어올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고, 시민 참여형 작품인데 장기간 펼쳐지는 프로젝트이기에 관심이 식어버릴 수 있고, 많은 눈길을 주지 않을 수도 있어서 이를 극복해갈 방도가 있는지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릴 때부터 비엔날레를 봤던 사람들은 익숙하고 친숙한 문화일 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현대 미술이라는 것이 조금 거리감이 있을 것이기에 시민들의 참여가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으로 남는다는 점을 인식하기를 바라는 듯 이해됐다. 그는 이런 점이 자신들에게 이번 작업을 하면서 중요 포인트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캔 하나라도 가져다주신 분들한테는 그 전시를 보는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관객은 작가의 재능을 믿고 기부하는 것이니까, 비엔날레의 의미를 믿고 기부하는 것이 작가로서는 시민들한테 인정받는 것임을 재차 힘주어 말했다.
그에게 신작 ‘불림’이 광주시민들에게 전하는 궁극적 메시지는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자 굉장히 직접적 관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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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경 작가(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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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임, 스미소니언 아시아 미술관, 워싱턴 DC, 2023 |
이 불림에는 쇠붙이 수집하며 분류하고 녹이며 하는 등의 전과정이 담기게 되는데 다큐로서가 아니라 시각적으로 흥미롭게, 날 것 그대로 담아내는 비디오 작업이 전개될 뿐만 아니라 ‘불림-임을 위한 행진곡’ 등 설치 5작품과 퍼포먼스가 불림의 실제 작품 구성 요소라고 밝혔다.
비디오 작업은 누가 보더라도 어떻게 진행됐는가를 알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작품 전체 과정이 끝나고 난 뒤 광주비엔날레에 기증하고 소장하게끔 하면 좋은 데 이것은 논의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들려줬으며, 쇠를 녹여 악기를 만드는 것인 만큼 어떤 선율이 있는 것으로 바꾸는 작업을 지속해가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쇳소리의 신의 영역과의 관련성을 들려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쇳소리라는 게 원래 옛날부터 교회나 성당에 가도 방울 소리나 종소리로 쓰잖아요. 그리고 절에 가면 큰 종이 있구요. 그러니까 쇳소리가 사실 옛날부터 종교에서 굉장히 신하고 연결되는 소리거든요. 그래서 저희 문화에서는 이제 무속이 됐든, 불교가 됐든 그런 신령한 세계, 신적인 세계와 연결되는 소리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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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7 (월) 08: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