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력 확보…영광에 원전 2기 증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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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반도체 전력 확보…영광에 원전 2기 증설 검토

정부, 한빛원전 부지 여유…전력수급계획 반영 주목
AI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급증…기저전원 확보 과제
원전 건설 7년 7개월 소요…"지금 준비해야 적기 공급"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서남권 항공시찰 중 무안공항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력 공급 대책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본격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기존 발전설비만으로는 장기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부가 호남을 제2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직후 대통령실과 산업·에너지 부처가 잇따라 발전소와 송전망 확충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원전 추가 건설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경제, 스케일이 달라졌다’는 제목의 글에서 “팹을 짓자. 발전소를 짓자. 송전망을 연결하자. 용수를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생산혁명 시대에는 생산 규모뿐 아니라 국가가 생각하는 스케일도 함께 커져야 한다”며 “발전소 건설과 송전망 구축, 용수 확보, 산업단지 조성은 모두 사회적 합의의 문제지만 지금 그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을 통해 더욱 구체화됐다.

김 장관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정기국회 전후에는 확정해야 하는 만큼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야 할지 여부를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전력 수요와 관련해 “용인과 호남에 계획된 반도체 공장만 정상 가동해도 1.4GW급 원전 15기 정도의 발전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광 한빛원전에는 원전 2기를 추가로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있고, 울주에도 2기를 더 건설할 수 있는 부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해 영광 추가 원전 건설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다만 김 장관은 “원전이 반드시 필요한지와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의사결정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단계에서는 한빛원전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조합하면 계획된 반도체 생산시설의 전력 수요는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팹이 추가로 건설되거나 AI 데이터센터 유치가 확대될 경우 현재 발전계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영광 한빛원자력발전본부는 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발전용량은 약 6GW 규모다.

김 장관은 전날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반도체 팹이나 AI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 기저전원이 필요한 시설”이라며 “기업들이 추가 원전 건설을 요구하는 부분도 충분히 검토할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은 줄여야 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활용하고 재생에너지를 결합하는 새로운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전 확대 필요성은 학계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한원자력학회는 최근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계획을 넘어서는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학회는 2050년 발전 수요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대형 원전은 2031년부터 2042년까지 매년 평균 1.67기씩 착공하고, 소형모듈원전(SMR)은 2029년부터 2045년까지 연평균 0.71기씩 건설해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원전 건설에는 평균 7년 7개월이 걸리는 만큼 미래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국가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산업단지와 송전망, 용수 확보에 이어 원전 추가 건설 여부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성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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