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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준호 궁전제과 대표 |
1973년 장려자 여사가 충장로에서 문을 연 ‘궁전과자점’은 아들 윤재선 대표를 거쳐 현재 손자인 윤준호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53년 동안 한결같이 지켜온 품질과 정직한 경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쌓았고, 궁전제과를 광주를 대표하는 향토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1970년대만 해도 동네마다 제과점이 하나둘 자리하던 시절이었지만,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와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을 넓히며 지역 제과점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 그 변화 속에서도 궁전제과는 광주를 떠나지 않고 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며 지역 대표 제과점이라는 명성을 지켜왔다. 전국적으로 제과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궁전제과는 지역에 깊이 뿌리를 내린 향토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지금은 광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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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궁전제과 본점 전경. 1973년 문을 연 궁전제과는 5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
윤준호 대표는 궁전제과가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신뢰’와 ‘기본’에서 찾았다. 유행을 좇거나 외형적 규모만 키우는 것보다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윤 대표는 “궁전제과는 광주시민들이 함께 키워주신 브랜드”라며 “오랜 시간 보내주신 사랑을 생각하면 단순히 빵을 파는 가게가 아니라 광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을 늘 느낀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창업주인 장려자 여사에게서 시작됐다. 장 여사는 생전 “먹는 것에는 절대 싼 재료를 써서는 안 된다”는 말을 늘 강조했고, 2대 경영자인 윤재선 대표 역시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정직하게 장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윤 대표 역시 31세에 입사해 물류부터 점장까지 10년간 현장을 거치며 이 정신을 몸소 익혔다.
그는 “할머니와 아버지께서 늘 강조하셨던 것은 좋은 재료와 정직함이었다”며 “결국 소비자가 믿고 다시 찾을 수 있는 ‘가장 맛있는 빵’을 정직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지금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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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전제과의 대표 제품인 ‘공룡알 빵’ |
윤 대표가 처음부터 가업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에는 오히려 부담이 되기도 했으나, 일본 동경제과학교 유학 시절 한 교수가 “빵집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곳”이라고 전한 가르침이 계기가 됐다. 이후 가업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품고 제빵 기술과 경영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궁전제과의 경쟁력은 기본에 충실한 제조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냉동 반죽을 받는 프랜차이즈와 달리 반죽부터 발효, 굽기까지 대부분의 공정을 매장과 연결된 자체 생산시설에서 직접 진행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또한 제과업계 특성상 여름철 매출이 감소하는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빙수류와 상큼한 과일 디저트를 적극 개발하는 등 사계절 내내 시민들에게 고품질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를 쉬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음에도 광주 외 타 지역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공간 운영 방식에서는 시대 변화에 발맞춘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윤 대표는 주차 편의성과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비좁은 매장은 통폐업 및 위치 이전을 진행하고 넓은 주차장과 공간감을 갖춘 ‘대형화·편의형 매장’으로 리뉴얼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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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전제과 본점 내부 전경 |
궁전제과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메뉴들 역시 시민들과의 역사 속에서 탄생했다. 1989년 출시된 ‘공룡알빵’은 처음에는 ‘프렌치 샌드위치’라는 이름이었으나, 독특한 모양을 본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 자연스럽게 정식 제품명으로 자리 잡은 사례다. 결결이 찢어지는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시럽이 어우러진 ‘나비파이’ 역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궁전제과의 대표 효자 상품이다. 윤 대표는 “공룡알빵과 나비파이는 광주시민들의 추억과 신뢰가 함께 담긴 궁전제과의 상징과도 같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도 궁전제과만의 강점이다. 사내에서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신제품 개발대회’는 코로나 이후 단골 고객과 협력사를 초청해 블라인드 테스트 및 투표를 거치는 시민 참여형 행사로 발전했다. 히트 상품인 ‘묵은지 고로케’ 역시 이 대회의 대상 수상작이다.
또한 윤 대표는 취임 후 회사의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이익 공유형 인센티브(상여금)’ 제도를 최초로 도입해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우수 직원 대상 해외 제과점 견학 및 기술 세미나 지원 등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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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전제과의 시그니처 메뉴인 ‘팥빵’ |
최근에는 케이크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프리미엄 케이크 브랜드 ‘엘리제드 궁전’을 론칭했다. 광주신세계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케이크와 디저트 라인은 단기간에 큰 호응을 얻으며 장기 입점 계약으로 이어지는 등 브랜드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새로운 도전도 멈추지 않고 있다.
윤 대표는 향토기업으로서 궁전제과의 역할이 단순히 빵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역 대표 제과점이 도시를 알리는 핵심 문화 콘텐츠이자, 상권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곳곳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을 찾아 여행하는 ‘빵지순례’가 하나의 관광 문화로 자리 잡았고, 유명 제과점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20년 넘게 이어온 어린이 무료 연극·케이크 체험행사나 ‘1000원 빵 프로젝트’처럼 지역사회 환원 활동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광주 역시 음식문화와 예술, 역사 자원이 풍부한 도시인 만큼 궁전제과도 광주를 대표하는 미식관광의 한 축이 되고 싶다”며 “관광객들이 궁전제과 충장본점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양림동, 동명동 등 광주의 다양한 매력을 함께 경험하고 돌아간다면 구도심 상권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궁전제과는 광주시민들이 함께 키워주신 브랜드인 만큼 광주를 떠나서는 그 가치가 유지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정직하게 좋은 빵을 만드는 본질을 지키는 것은 물론, 광주를 대표하는 미식 브랜드이자 시민들이 어디서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향토기업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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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전제과의 대표제품인 ‘나비파이’ |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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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6 (목) 19: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