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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랩 보더리스에서 관람객들이 ‘Chromatic Existence’를 감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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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컬렉티브 팀랩은 가능한 범위에서 더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팀랩 보더리스·플래닛, 경계 넘어 자유 탐색·신체 경험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 누구나 즐길 유니버설 영화관 지향
일본 도쿄의 문화예술 공간에서는 배리어프리, 이른바 무장애가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적인 운영 체계로 자리잡았다.
먼저 도쿄 이케부쿠로에 자리한 도쿄예술극장은 대형 공공 공연시설이 접근성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도쿄예술극장은 접근성을 시설의 단차 해소와 같은 물리적 배리어프리에 한정하지 않는다. 장애 유무와 특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문화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는 일로 보고, 시설 설비와 정보 제공, 관객 응대, 공연 감상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접근성을 극장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이케부쿠로역과 연결된 동선을 따라 극장에 들어서면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이동 부담을 낮추는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이동 지원, 공연장별 휠체어석, 다목적 화장실, 보조견 동반, 필담 보드 등은 공연 관람 전 과정에서 접근 장벽을 낮추는 장치다. 관람객의 상황에 따라 직원이 안내와 지원도 제공한다. 사전 상담이 이뤄진 경우에는 가능한 대응을 개별적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장애가 있는 관객에 대한 대응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당사자의 희망을 듣고 감상과 참여 방식을 함께 조정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방식이다.
도쿄예술극장은 공연과 사업의 성격에 따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연 전 무대 설명회와 터치투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휴대용 자막기 대여 등을 운영한다. 경우에 따라 대본 대여, 촉지도 제공, 큰 소리 등에 불안이 있는 관객을 위한 이어머프 대여, 캄다운 스페이스 설치 등도 이뤄진다.
물론, 공연장과 전시장 등 접근성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행사 성격과 감상 환경, 주최 측 운영 방식, 사전 신청 여부에 따라 제공 범위는 달라진다. 각각의 작품과 환경에서 무엇이 감상의 장벽이 되는지를 앞서 검토하고, 관객이 방문 전 필요한 정보를 얻어 자신의 감상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아트 컬렉티브 팀랩은 가능한 범위에서 더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팀랩 보더리스(teamLab Borderless: MORI Building DIGITAL ART MUSEUM)와 팀랩 플래닛 도쿄(teamLab Planets TOKYO)의 두 공간은 빛과 소리, 움직임, 어둠, 거울 등을 활용하지만, 관람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작품 특성상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접근 가능한 경험으로 만들기 어려운 경우를 위해 입장 전 사전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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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랩 플래닛 도쿄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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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기타구 타바타에 자리한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일본 최초 유니버설 영화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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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 내부에는 관객들의 감상평이 적힌 메모가 빼곡하다. |
반면 도요스의 팀랩 플래닛 도쿄는 관객이 정해진 동선을 따라 작품을 통과하는 체험적 성격이 보다 강하다. 신발을 벗고 물속을 걷거나, 부드러운 바닥을 지나고, 거대한 빛의 공간과 거울 공간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감상한다. 팀랩 보더리스가 작품 사이를 자유롭게 탐색하는 전시에 가깝다면, 팀랩 플래닛은 관객의 신체 감각이 작품의 일부가 되는 체험형 전시에 가깝다.
이 차이는 접근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팀랩 보더리스는 어두운 동선과 강한 빛, 복잡한 공간 구조 속에서 관객이 스스로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팀랩 플래닛은 물, 맨발 이동, 불안정한 바닥, 낮은 조도 등 신체적 체험 요소가 많아 이동 약자나 휠체어 이용자에게 일부 작품 경험이 제한될 수 있다.
두 공간은 무장애 관점에서 ‘입장할 수 있는가’와 ‘동등하게 경험할 수 있는가’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예술적 경험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신체와 감각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킨다. 몰입형·체험형 전시가 늘어날수록 접근성은 단순한 편의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작품을 어떻게 설계하고, 관객의 경험을 어떻게 열어둘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된다.
도쿄 기타구 타바타에 자리한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일본 최초 유니버설 영화관인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하루’가 아니라 ‘누구나 올 수 있는 매일의 영화관’을 표방, 2016년 개관해 10년째 운영되고 있다. 2001년 시각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시티라이츠(City Lights) 설립이 시작이다.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장애인 관객석을 별도로 분리하지 않고, 같은 공간, 같은 자리에서 함께 문화를 향유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영화관은 20석 규모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등 다양한 접근성 장치를 바탕으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비장애인은 특정 기획전이나 특별 상영회에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발달장애인이나 어두운 공간, 큰 소리에 부담을 느끼는 관객을 고려해 상영 방식에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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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를 찾은 시각장애인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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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 히라츠카 치호코 대표가 영화관을 소개하고 있다. |
세 공간은 운영 기반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도쿄예술극장은 도쿄도 역사문화재단이 관리·운영하는 공공 복합 문화시설인 만큼 공공성이 강한 구조 안에서 접근성 서비스를 체계화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환경을 개별 행사나 민간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공공 문화시설의 기본 책무로 다루고 있다. 팀랩의 뮤지엄인 팀랩 보더리스와 팀랩 플래닛은 관람객이 입장료를 내고 체험하는 민간형 전시공간에 가깝다. 1인 입장료가 한화 약 3만~5만원 안팎에 이른다.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지속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가와 공공 지원도 일부 받지만, 기부금과 후원, 영화 관람료, 배리어프리 콘텐츠 제작, 음성가이드·자막 제작, 강연과 협력사업 등 자체 수입을 함께 결합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공공시설이나 고가의 디지털 전시공간과 달리 작은 유니버설 영화관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입원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지역의 무장애 문화공간 조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장애 문화예술공간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상설성’이다.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유니버설 영화관, 접근성 안내를 갖춘 공연장, 장애 관객을 고려한 대형 전시공간은 모두 일회성 프로그램을 넘어 운영 체계 안에서 접근성을 다루고 있다. 장애인 관객이 특정한 날에만 초대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정을 정하고 공간을 찾을 수 있어야 문화 접근권은 권리가 된다.
히라츠카 치호코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 대표는 “영화관처럼 문화예술을 즐기는 장소에 장애인이 섞여 있지 않는 자체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훌륭한 영화를 만나고, 웃는 얼굴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얼굴을 볼 때,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가 지향하는 바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같은 경험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일본 도쿄=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일본 도쿄=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8.26 (수) 2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