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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 군남면 주민인 김중연씨가 영광지역 태양광·풍력 발전단지 생산 전력을 장성·광주권 변전소로 보내기 위한 논의 중인 송전선로 구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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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
<1>프롤로그
<2>에너지 수익공유의 현실
<3>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현실 ←
<4>재생에너지 확대의 교훈
<5>규슈 태양광 확대의 후폭풍, 출력제어는 어떻게 대응했나
<6>데이터센터 허브 싱가포르, 왜 전력 규제에 나섰나
<7>통합 광역권, 에너지로 산업을 전환할 조건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출범은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첨단산업 소비지를 하나의 광역경제권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남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광주는 AI·미래모빌리티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가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생산한 전기를 필요한 곳으로 안정적으로 보내고 저장할 수 있는 전력망과 계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전남에서는 출력제어가 급증하고 송전망 확충을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영광과 신안, 해남 현장을 통해 통합 광역권이 직면한 전력망 현실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광주는 전기를 필요로 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서고 미래모빌리티 산업이 확대되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가 예상된다.
반면 전남은 전국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로 성장하고 있다. 신안 앞바다에서는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영광과 해남, 고흥 일대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생산과 소비가 하나의 광역권 안에서 연결된 이상적인 구조다. 전남이 전기를 만들고 광주가 사용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전기를 만들었는데 보낼 길이 없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최전선에 있는 사업자들과 주민들은 이제 발전량보다 전력망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 생산 능력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수송할 송전망과 계통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산업통상자원부·전력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재생에너지 3020 정책 시행 이후 전남 태양광 출력제한 일수는 지난 2017년 0일에서, 2023년 2일, 2024년26일, 2025년 44일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 봄에는 93일 중 30일 제한이 시행되며 계절별 수급 불균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음에도 전력망이 받아주지 못해 발전량을 줄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찾은 영광군 백수읍과 염산면 일대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를 따라 이동하자 들녘과 야산 곳곳에 태양광 패널이 끝없이 이어졌다. 한때 농지와 유휴부지였던 곳에는 발전시설이 들어섰고 재생에너지 확대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관심은 발전소보다 송전선로에 쏠려 있었다.
신안 해상풍력과 영광 태양광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장성과 광주권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 확충 계획이 추진되면서 지역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었다.
군남면 주민 김중연(70)씨는 “태양광 발전소가 많이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햇빛소득 같은 혜택도 생겼다”며 “하지만 생산한 전기를 보내지 못하면 결국 발전사업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발전시설뿐 아니라 송전망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며 “국가적으로도 전력 수급 안정이 중요한 만큼 지역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백수읍 주민 채종한(61)씨는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왜 하필 우리 마을을 지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송전탑이 들어서면 경관 훼손은 물론 토지 가치 하락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는 주민들이 떠안고 이익은 외부로 나가는 구조라면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며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과 상생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광에서 확인된 갈등은 신안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신안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되면서 수GW 규모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생산된 전력을 광주권과 수도권으로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한 송전망과 계통 확충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출력제어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상풍력이 본격 가동될수록 전력 생산은 크게 늘어나겠지만, 계통 수용 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재생에너지 확대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해남 솔라시도는 전력망 문제를 보여주는 또 다른 현장이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단지는 태양광 98MW와 ESS 306MWh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하루 평균 발전량은 360MWh, 연간 약 130GWh 규모다.
현장에서는 생산한 전력을 곧바로 송전하는 대신 ESS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다.
실제로 솔라시도는 ESS를 활용하면서 현재까지 별다른 출력제어 없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은 ESS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발전설비와 저장장치가 늘어나더라도 결국 생산된 전기를 이동시킬 전력망이 부족하면 재생에너지 확대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발전소 중심 사고에서 계통 중심 사고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그동안은 얼마나 많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설치할 것인지가 정책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저장하고 이동시키며 소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광주는 AI 산업과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와 데이터센터 구축, 첨단산업단지 확대 등이 추진되면서 전력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제조업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수천, 수만 개의 GPU와 서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남이 생산한 전력을 광주의 산업이 소비하는 구조가 확대될수록 전력망은 단순한 기반시설을 넘어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
광주·전남 통합특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첨단산업 소비지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인 사례에 가깝다.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갖고 있고, 광주는 첨단산업과 AI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과 소비를 연결할 기반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확대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여러 현장에서는 발전설비 확대 속도에 비해 송전선로와 변전소, 계통 수용 능력 확충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출력제어가 반복되고 있다. 영광과 신안 등 서남권 재생에너지 거점 지역에서는 생산한 전기를 원활하게 보내기 위한 기반시설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보급 초기에는 얼마나 많은 태양광과 풍력 설비를 설치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생산된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전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며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된 만큼 발전설비 확충과 함께 송전망, 변전소, ESS 등 전력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확대는 결국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며 “통합특별시 시대의 경쟁력은 발전량 자체보다 생산된 전기를 산업 현장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광=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해남=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영광=박정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7.03 (금) 08: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