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고차 무역 위장’ 시리아 테러자금 반출 일당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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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중고차 무역 위장’ 시리아 테러자금 반출 일당 검거

KTJ서 가상자산 수령…차량·굴착기 1억7000만원 구입
광주경찰, 우즈벡 4명 검거…인터폴 적색수배 1명 구속

사진제공=광주경찰청
사진제공=광주경찰청
국제 테러단체로부터 받은 가상자산을 국내에서 중고차와 굴착기 등 실물자산으로 바꾼 뒤 시리아 테러단체에 제공한 국내 거주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안보수사과는 국가정보원·출입국당국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유엔(UN) 지정 테러단체인 ‘카티밧 타우히드 왈 지하드(KTJ)’에 테러자금과 물자를 제공한 혐의(테러자금금지법 위반 등)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29) 등 4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A씨를 구속해 지난 4월 21일 검찰에 송치했으며, 나머지 B·C·D씨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KTJ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무장 테러단체로, 유엔과 미국 등 여러 국가가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정권 전복과 중앙아시아 지역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 등을 목표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A씨는 2024년 8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KTJ에 4267USDT(약 63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KTJ로부터 받은 가상자산 등을 이용해 국내에서 중고자동차 11대와 굴착기 2대 등 1억7000만원 상당의 차량과 중장비를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인천항을 통해 KTJ가 활동하는 시리아로 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기존 테러자금 지원 사건과 구별되는 새로운 유형으로 보고 있다. 테러단체로부터 받은 자금을 국내에서 차량 등 실물자산으로 전환한 뒤 다시 테러단체에 제공한 첫 사례라는 것이다.

A씨는 자금 흐름을 숨기기 위해 개인 가상자산 지갑 3개를 번갈아 사용하고, 중고차 구매대금을 배우자 명의 계좌로 입금받는 등 추적을 피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시리아에서 한국산 중고차의 활용도가 높은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산 차량은 현지에서 부품을 구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고장률이 낮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리아로 반출된 차량이 현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굴착기의 경우 기지 건설 등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는 2017년 8월 유학생 비자(D-2)로 입국해 대전 소재 대학을 졸업한 뒤 2023년부터 불법체류 상태로 대전에 머물며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처음부터 테러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입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후 가족관계를 통해 KTJ와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부친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헌법질서 위반 및 테러 관련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해 출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동생도 KTJ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테러자금 지원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으며, 올해 3월 인터폴 적색수배자 명단에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검거된 B·C씨는 A씨와 같은 대전 소재 대학 출신으로, 중고차 구매 과정에 동행하는 등 차량 확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D씨는 중고차 매매업자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차량 거래 과정에서 테러자금과 관련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B·C·D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는 테러자금금지법 위반 외에도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공문서 등의 부정행사 혐의가 적용됐다. A씨는 행정상 운행정지된 차량을 운행하고 체포 과정에서 타인 명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KTJ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추가 자금을 받은 정황도 확인했다. 다만 해외에서 이뤄진 거래인 탓에 정확한 송금자와 자금 흐름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A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인터폴 적색수배자가 국내에 체류하면서 KTJ의 위장 자선단체에 가상자산을 제공한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추종세력이 테러단체와 연계해 조직화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테러자금 조달과 자금세탁을 돕는 조력자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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