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보잉 상대 美 소송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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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보잉 상대 美 소송 본격화

기체 결함·설계 문제 규명…보잉 FNC 신청 여부 변수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재수색 현장 모습. 사진제공=유가족협의회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항공기 제작사 보잉을 상대로 제기한 미국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 법원에 접수된 보잉 상대 손해배상 소송은 모두 53건이다. 사건은 현재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서부연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가족 측은 미국 민사소송의 ‘증거 개시’ 절차를 통해 보잉이 보유한 사고 관련 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조류 충돌 인증시험 자료와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 자료, B737-800 고장모드 및 영향분석 자료 등이 주요 대상이다. 사고 직후 보잉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확보·분석한 자료도 요구할 방침이다.

유가족 측은 이를 통해 사고 당시 기체의 작동 상태와 항공기 설계·기체 자체의 결함 여부를 규명할 계획이다.

특히 조류 충돌 자체뿐 아니라 충돌 이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고기에서는 감속 등 일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가족 측 주장이다.

법률대리인은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기체의 세부 작동 상태나 결함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미국 소송의 증거 개시를 통해 자료를 확보해 전문가들과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잉의 ‘불편한 법정의 원칙’(FNC) 신청 여부가 변수다. FNC는 미국 법원이 관할권을 갖더라도 다른 국가에서 재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소송을 각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리다.

보잉은 오는 11일까지 FNC를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 측은 FNC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사고 기종인 B737-800의 안전성과 설계 문제를 제작국인 미국 법원이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FNC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사건이 자동으로 국내 법원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유가족 측은 미국 소송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에서도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보잉의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률대리인은 “로컬라이저가 피해를 키운 원인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사고 원인 규명을 끝내서는 안 된다”며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다각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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