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병진 광주 성덕초등학교 교장·교육학박사 |
“오늘은 날씨도 맑고, 여러 가지 많은 꽃이 피어 있어서 기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또 군데군데 푸드 트럭이 있어서 뭘 사 먹기도 좋은 것 같아요.”
기분이 좋으면 좋은 거지 왜 좋은 것 같다고 할까? 그리고 음식을 사 먹기가 좋으면 좋은 것이지 왜 또 좋은 것 같다고 해야만 할까? 생각하며 답답함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오늘 아침 뉴스만 보아도 그렇다. 드라마 종영을 한 주연 배우는 “기대만큼이나 부담감도 컸어요. 최불암 선생님께서 용기를 북돋아 주신 덕분에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을 더욱 잘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한다.
왜 “캐릭터가 성장하는 과정을 더욱 잘 담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하지 않을까? 선배 배우의 도움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뜻일까?
‘같다’ 또는 ‘같아요’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먼저, 무엇인가 긴가민가하고 불확실할 때 쓰는 말이다.
또 “너랑 나는 MBTI가 같다”처럼 ‘동일하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아요”에서 처럼 예측의 의미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이 글에서는 첫 번째 불확실하다로 사용하는 경우를 말하고자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같아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경험한, 교감 선생님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어느 날 한 선생님의 동료 교사 공개 수업이 끝나고, 다른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는 협의회가 있었다.
그 수업 협의회에서 한 교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했다.
“오늘 수업에서 선생님의 발문에 학생들이 한결같이 ‘~인 것 같아요’고 대답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학생들이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겸손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감 있게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그날 수업 협의회에서는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또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게 하는 것도 의미 있는 교육이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학생들에게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교육하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 이후로 나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 예의상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인지 TV에서 “~인 것 같아요.”라는 표현을 들으면 자꾸 거슬린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또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이 글을 맺기가 조심스럽다.
그래서 오늘은 역설적으로 이렇게 한번 끝맺어 보겠다.
“제 생각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 같아요’라는 표현은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되 자주 사용하지 않도록 교육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들이 자기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자기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치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