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 광주축제-시와사람이 주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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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제25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 광주축제-시와사람이 주최해

강경호 시와사람 발행인

강경호 시와사람 발행인
[문화산책] 2025년 8월 30일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1999년 제주에서 발행하는 ‘다층’이 제안하여 결의한 것으로, 기존 한국문학의 중앙집권적인 문학사회의 행태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각 지역을 연고로 하는 우수문예지들이 ‘지역이 중앙이다’라는 모토를 걸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일어선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군부 세력에 의해 통제와 감시를 받는 시대를 거쳐온 여파를 겪고 있었던 탓에 문단 또한 중앙집권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전국 계간문예지 편집자들’은 문학이 제자리를 지킬 때 비로소 우리나라 문학이 균형있게 발전할 것이라고 믿었다. 정치,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지역 문학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노출시키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겠다는 다부진 결의가 그 바탕이었다.

제2회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는 중앙이라는 거대한 공룡의 블랙홀 같은 영향력을 차단함으로써 침체된 지방문학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해마다 회원사가 돌아가며 자신의 연고 지역에서 지역문학을 어떻게 극복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묘안을 짜내며 다양한 담론을 펼쳐왔다.

광주를 연고로 발행하고 있는 ‘시와사람’은 창간 30년 차로 강경호를 중심으로 고재종, 곽재구, 신덕룡, 허형만, 이은봉, 김선태, 이지엽 등의 편집위원이 함께하여 광주를 지역문학의 메카로 발전시켜 보자는 꿈을 가지고 시작하여, 정상급의 훌륭한 문예지로 성장하였다.

그간 문학은 으레 서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고, 대부분의 문예지와 문학단체, 작가들 또한 서울이라는 ‘중앙’에 포진하여 활동하면서 지방 문학을 서울의 종속적인 개념으로 인식해 왔다. 이른바 중앙집권적 체제로 문단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지역 작가들은 발표의 지면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단 구조 속에서도 지역에 새로운 문예지들이 발행되면서부터 발표의 장이 확장되었다. 오히려 지역 문예지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중앙문예지들보다 참신한 기획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시와사람’의 생태학적 상상력에 관한 담론은 한국 생태문학을 이끌었고, 문학과 미술의 융복합에 관련된 미술과 문학의 만남인 상호텍스트성에 관한 담론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문예지로 정평이 났다. 더불어 광주민중항쟁을 투영한 새로운 작품 발굴, 잊혔거나 잃어버린 광주·전남의 문학사를 새로이 발굴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와사람’은 어찌된 일인지 광주문예재단에서 지원금을 신청하기만 하면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으니, 참으로 자존심이 상해 있다. 그러나 ‘시와사람’의 진정성을 이해하게 되면 시와사람이 그동안 쌓아온 성과에 대해 인정할 것이라고 본다. 외지에서 ‘광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시와사람’이 떠오를 뿐만 아니라 광주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예지임을 깨닫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올해 8월 30일 시와사람이 주관하여 개최되는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에는 전국 거점도시의 유수한 문예지들의 발행인·편집자·시인들 150여 명이 광주를 찾는다.

올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지역문학의 제1인자인 경남대학교 박태일 명예교수의 ‘전남·광주의 잊혀진 시인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그들의 문학적 성과를 살펴보는 시간이다. 광주문학관을 짓고 그 안에 들어갈 컨텐츠들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지만, 박 교수는 벌써 몇 년째 ‘시와사람’에 전남·광주의 근현대사에 활동했다가 사라진 문학인들의 삶과 문학을 복원해 왔다.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문예지 편집자들이 모여 한국지역문학의 제문제에 대해 담론을 나누고 의견을 개진해 우리 지역문학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난타, 시 낭송, 공연 등의 문화 행사를 통해 지역 간의 소통과 유대를 돈독히 하게 된다.

‘시와사람’은 전국계간문예지편집자대회를 4번째 실시하고 있는데, 시와사람과 출신 시인들인 ‘시와사람시회’가 함께 주최하고 있다. 이 행사를 통해 광주·전남의 문학적 위상이 더욱 제고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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