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선생님의 소원
검색 입력폼
독자권익위원 칼럼

김구 선생님의 소원

최총명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최총명 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광주무등점 원장
[독자권익위원 칼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 챕터에 나오는 김구 선생님의 글이다. 김구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에 부강한 나라보다 ‘문화’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 사회심리적, 뇌과학적으로 얼마나 강력한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아셨을까, 과연 한국의 ‘큰’ 지도자란 백 년 앞을 내다 보는 것일까 하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최근 과거의 한류와 다른 양상의 한류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중국, 태국 등의 주로 아시아 권의 사람들이 한국의 ‘제품’을 좋아하고, 구매하고자 하며, 한국의 ‘드라마’를 즐겨보는 것으로 표현됐지만, 코로나 19 기간에는 한국 드라마, 영화,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음식, 한국의 트랜드 등 전반적인 한국의 문화(K-culture)가 인기를 얻었다.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모든 것이 소재가 돼 최신유행으로 소개 되고 지금 역시 진행되고 있다. 외국 여행을 해보면 더욱 그것을 잘 느낄 수 있다. 이런 트랜드를 느끼면서 앞서 언급한 김구 선생님의 꿈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심리학적으로 접근해보면 뇌과학에서는 새로운 현상, 장소, 사람에 대한 인상은 뇌 편도체에서 0.1초 만에 결정이 된다고 한다. 0.1초 만에 자리 잡은 첫인상을 뒤집기란 아주 어렵기에(실험에 따르면 처음에 자리 잡은 인상이 나중에 14% 정도 바뀐다고 하나, 조건적으로 200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강조된다. 앞서 언급한 점은 사회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는 실험으로써, ‘초두효과’(primacy effect)가 강력하게 유지됨을 증명했다.

바로 ‘초두효과’가 김구 선생님의 꿈이 아니었을까. 대한민국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그것이 주는 신선함과 강인함, 앞서감이라는 느낌 말이다. 하지만 문화에서 창출해내고 있는 이런 효과가 나라 자체만을 보았을 때는 과연 유지가 될지 걱정이 앞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시점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한국을 노룩 패스(No-look pass)하고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원래 러시아는 우리나라를 통해서 북한과 교류를 했고, 한국-북한-미국의 고리는 지속적으로 김대중 대통령 때 이후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윤석렬 정부의 한국-북한-미국-일본의 관계유지 정책과 대외 정책을 보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K-drama 위상이 드높은 것과는 다르다고 느껴진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의 대외 정책에서는 다른 국가의 정상이 문 대통령과 사진을 찍거나 대화를 5분이라도 나누고자 하는 경쟁이 있었고, 북한도 미국도 한국을 통해 대화를 하고자 했으나(다만 하노이에서는 실패했지만), 현재 정부의 대외 활동을 보면 전에 비해 많이 뒤처지고 국제회의에서는 뒷방으로 물러난 듯한 인상을 받고 외교 현장에서도 실수들이 자주 보이면서 국민들 역시 불안해하면서 실망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부강함보다 앞서는 문화의 이미지 선점, 즉 대한민국 문화의 초두효과, 대한민국-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세련됨과 앞서감의 이미지는 가지기가 너무 힘들었지만 어쨌든 지난 몇 년간 이뤘음은 틀림없다. 이것을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현 정부 부터의 과제일 것이나 어떤 정책이나 대외 관계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트렌디한 정책들 중에 환경, 지속가능한 성장, 국가간 협력, 에너지에 대한 접근, 인구 감소에 대한 정책 등의 방향을 발 맞춰 가기는커녕 오히려 원자력 에너지를 강화 하고 IMF시기에도 줄여본 적 없는 연구 R&D 예산을 몇 조원씩 줄이며, 울산 앞바다의 ‘석유’를 캐내겠다고 5000억원을 들여 시추를 시도하는 등의 반시대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으니 국민으로써 또 내가 나라 걱정을 해야 하나라는 자괴감이 든다.

얼마 전 22대 국회가 출발했다. 국회마저 민의를 대변할 수 없다면 어쩌면 국민은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고 IT강국시대에 걸 맞는 직접민주주의 시대를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16년 광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통해 탄핵을 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저 이 어려운 시기에 간절히 국회에 바라는 것은, 김구 선생님이 꿈꾸던 나라를 향해 가는 국회가 되고 가장 후진 나라가 아닌 가장 멋진 나라 대한민국, 닮고 싶은 나라 대한민국이 되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해본다.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