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면 알레르기도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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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면 알레르기도 피어난다

이원구 광주 서구 보건소장

이원구 광주 서구 보건소장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4월, 거리마다 라일락과 개나리,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며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생기를 되찾는 이 계절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시간이지만, 동시에 조용히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건소를 찾는 많은 이들 중 봄철이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통받는 사례가 꾸준히 나타난다.

나무와 풀에서 날리는 미세한 꽃가루가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체계는 이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콧물, 코막힘, 재채기, 눈의 가려움과 충혈, 심한 경우 만성적인 피로감까지 동반되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우리 서구는 푸른 녹지와 공원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해마다 3월부터 5월 사이 꽃가루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지역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꽃가루가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꽃가루 비산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이들은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외출 전에는 기상청이나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꽃가루 농도 예보를 확인해야 하며, 농도가 매우 높다고 예보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KF94 이상의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 등을 착용해 꽃가루의 흡입과 접촉을 줄여야 한다.

외출 후에는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 겉옷을 충분히 털고, 손과 얼굴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가능하다면 샤워를 통해 몸에 남은 꽃가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 역시 방심할 수 없다. 창문은 꽃가루 농도가 낮은 저녁이나 비 온 직후에 잠시 열어 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공기청정기를 지속적으로 가동해 실내 공기질을 관리해야 한다.

침구류는 집 안으로 유입된 꽃가루를 제거하기 위해 60도 이상의 온수로 주 1~2회 세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미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항히스타민제나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거나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봄철은 알레르기 외에도 다양한 감염병이 확산되기 쉬운 시기다. 큰 일교차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여러 감염병의 위험이 증가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는 홍역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감염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서도 산발적으로 발생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영유아의 예방접종 이력이 누락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고열과 발진이 동반되는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영유아와 고령자에게 심각한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역시 봄철에도 활발히 활동하는 바이러스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 같은 기본적인 개인 위생이 RSV를 비롯한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아동에게 흔한 수두와 이하선염(볼거리)은 전염성이 높고 학교나 학원 등 집단생활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예방접종 완료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즉시 등교를 중단하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봄은 눈으로 보기에는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도처에 숨어 있는 계절이다.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 충분히 안전하고 건강한 봄을 보낼 수 있다. 외출 전 꽃가루 예보를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같은 기본 수칙을 생활화하며, 예방접종 이력을 재점검하는 일상의 실천이야말로 나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꽃향기가 가득한 봄날, 광주 서구보건소는 지역 주민 모두가 알레르기와 감염병의 위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봄을 누릴 수 있도록 늘 곁에서 함께하겠다.

아름다운 계절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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