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과 기후 위기, 기술로 해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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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업과 기후 위기, 기술로 해답을 찾다

박용철 전남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박용철 전남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농업 생산성과 작물 재배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상기후, 가뭄, 폭염, 강우 패턴 변화, 병해충 발생 증가 등의 요인은 농업인의 경영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기술 보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의 연구와 개발뿐만 아니라, 농업 현장에 적합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보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후변화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기온 상승으로 인해 작물의 생육 시기가 변하고, 과도한 고온이나 저온으로 인한 작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작물 재배가 어려워지고 새로운 작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병해충 발생이 증가하면서 농업인의 방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병해충의 서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농약 사용 증가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셋째, 가뭄과 폭우 등 극한 기상 현상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작물의 수확량 변동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농가의 소득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넷째, 강우 패턴 변화로 인한 토양 유실이 증가하고, 수자원 관리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농업용수 부족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다양한 기술적 접근과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농업 현장에 신속하게 보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먼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보급이 필수적이다. 가뭄, 폭염, 침수 등에 강한 내재해성 품종을 개발하고, 온도 변화에 따른 생육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저온·고온 적응 품종을 육성해야 한다. 또한, 병해충 저항성 품종을 연구·보급하여 농약 사용을 줄이고 환경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스마트농업 기술의 확대 보급도 중요한 해결책이다. 드론과 센서를 활용한 정밀농업 기술을 통해 작물 생육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재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토양 수분 상태를 분석해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스마트 관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농업용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병해충 발생과 작물 생육을 예측하는 기후 예측 모델을 개발·보급하는 것도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농업에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기농업, 무경운 농업, 녹비 작물 활용 등 친환경 농법을 적극적으로 보급하고, 전기·수소 농기계를 확대 보급하며, 탄소 격리를 위한 바이오차(Biochar) 활용을 늘리는 등의 저탄소 농업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보전할 수 있도록 관련 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업인이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특히, 이러한 기술 보급은 현장 중심의 실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지역별 기후 특성에 맞는 기술을 실증하고 확산하는 한편, 모바일 앱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빅데이터 및 AI 기반의 농업 컨설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정부 및 지자체와 협력하여 기후변화 대응 농업 정책과 기술 보급을 연계하고, 친환경 농업 지원 확대 및 보조금 정책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농업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환경 부담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 농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데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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