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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동주 광주지방기상청장 |
지난해 전남권 시범운영으로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던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이면서 동시에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에 이르는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관측되거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가 관측되면 기상청에서 즉시 각 읍·면·동 단위로 40㏈ 이상의 경고음과 함께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서비스다.
매우 강한 호우의 빈도 증가에 따라 과거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호우로부터 즉각적인 안전조치를 유도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전남권 시범운영 당시 문자 수신자와 이웃의 안전을 함께 살피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첫 발송됐던 진도, 해남 등의 지역민은 재난문자 수신 당시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본 서비스의 유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호우 등 위험기상에 취약한 농업 인구와 홀로 사는 홀몸 노인 비율이 높은 전남지역의 상황, 그리고 집중호우의 절반가량이 취침 시간대인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민의 서비스 유지 요구는 당연하다.
광주지방기상청은 호우 긴급재난문자의 시범운영이 시작됐던 2024년께 전남 15개 시·군의 169개 읍·면·동에 총 42건의 재난문자를 발송해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재난문자 42건 중 7월과 8월에는 11건이 발송됐고, 31건이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았던 9월에 집중됐다.
특히, 9월 21일에는 진도와 해남에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 강수가 관측되면서 재난문자 발송과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기후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지난해 수도권, 경북권, 전남권에서만 운영된 본 서비스는 올해 전국적으로 확대됐고, 전남권에서는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운영된다.
기상청이 직접 발송하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휴대전화의 통신망을 통해 자동 수신되므로,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누구나 받을 수 있고, 지역 기반 정보라서 내 지역의 위험정보를 신속히 알 수 있다.
재난문자는 기상관측장비에서 측정된 강수량이 기준에 도달했을 때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되어 발송되는데, 문자를 수신했다면 이미 수신자는 호우로 인한 위험지역에 있는 것이므로,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주변에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단순한 정보전달을 넘어 생명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에 지역민들은 이 메시지를 주의 깊게 받아들이고, 필요한 경우 문자의 행동 요령에 따라 즉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지방기상청은 호우 긴급재난문자의 안정적이고 신속한 제공을 위해 방재기관과 지역민에게 서비스를 사전에 홍보하고, 내부적으로는 과거 사례분석과 교육, 자체 모의훈련을 통해 운영상 발생 될 수 있는 문제점은 없는지 충분한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또 서비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자체, 소방, 경찰 등 최일선 방재기관에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 전 사전알림을 통해 지역 방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정한 세계기상의 날(매년 3월 23일) 올해의 주제는 ‘모두가 기상재해로부터 안전한 일상, 조기경보와 함께’이다.
이는 재해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위해서는 조기경보, 즉 신속한 기상정보의 알림이 필수적임을 의미하는 동시에 극단적인 위험기상을 지역민에게 즉시 알려주는 호우 긴급재난문자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듯하다.
기후위기 시대, 극단적 호우 대응을 위한 기상청의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올해에도 생명을 구하는 알림으로써 지역민에게 안전한 일상을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