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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전라남도종가회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 |
지난 2017년, 30개 종가의 첫 발굴을 시작으로 2018년 2차 발굴 38개 종가, 3차인 2020년 36개 종가, 그리고 2022년 제4차 26개 종가를 발굴 함으로써 2025년 현재 총 130 종가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남 종가의 발굴은 역사와 민속, 건축 분야의 전문 연구진들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역사는 입향조(入鄕祖) 혹은 종가조(宗家祖)부터 시작된 종가의 역사를 정리하고 종가 내에 소장하고 있는 문헌과 유물 등의 현황을 파악하여 기록했다. 민속은 생활문화의 총체라 할 수 있는데 제례, 음식, 물질 도구, 가훈과 전래 되는 이야기로 꾸몄다.
건축은 건축적 가치가 뛰어난 종택을 심층 조사하여 국가 유산 지정 여부, 소재지와 규모, 양식, 건립연대 등 외관과 직관 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건물을 중심으로 조사 연구를 실시하였고 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결과는 남도 전역의 역사와 문화적 요소가 모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남도를 알리는데 큰 성과를 냈다. 종가의 손이라는 자부심으로 사회적 활동을 하는 인물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10여 년이 흐른 현재 전라남도 종가회의 모습은 어떨까. 외형적인 틀은 완전히 와해 되었고, 가공할만한 성과물도 전무하다. 다만, 전라남도가 시행해오던 남도국제음식큰잔치에 4년여 전부터 참여했고, 종가 발전에 관한 연구 차원의 심포지엄도 그 무렵부터 시작하여 서너 번 열었던 게 전부다. 그리고 올해 2025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사무국 주관으로 열린 행사에 전남 종가의 내림 음식인 떡과 가양주, 장류로 참가했다.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겨우 명맥을 잇는 정도라고는 하나 좋은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의 호평 속에서도 전남종가의 음식 전시대 앞에서는 안타까움을 전하는 댓글들로 몸살을 앓았다. 이렇게 맛있고 기품있고, 훌륭한 종가음식인데 지자체를 포함하여 종가회원, 남도인의 무관심과 소외로 방치된다는 것이다. 남도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유지하며 역사 문화적 콘텐츠를 발굴하여 지키고 가꾸어야 할 남도의 종가회가 어떻게든 활성화 되기 바란다는 댓글도 빼놓지 않았다.
역사문화의 총체라고 자부하던 전남종가회의 오늘날의 모습에 씁쓸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전남종가회는 올해 초 나주 밀양박씨 청재공파 후손인 남파고택 박경중 씨를 회장으로 추대하고 전면적인 임원을 개편했다. 또 다른 천년의 시작을 도모하는 개편이었다. 전남종가가 지닌 잠들어있는 모든 콘텐츠를 이젠 깨워내야 한다. 계획과 활동은 형식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실질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130 종가 전체가 참여하면서 전라남도가 들썩이는 성과로 채워져야 한다. 올해가 첫발이라는 마음 자세로 이사진부터 솔선수범하여 적극적인 참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누구 탓도 아니다. 그저 우리의 탓이다, 자책하며 새로운 천년만년을 향해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2025.11.07 (금) 12: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