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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세계김치연구소에 따르면 고추는 김치의 색과 맛을 결정짓는 핵심 원료로, 국민의 연간 소비량이 약 20만t에 이른다. 그러나 건조나 저장 과정에서 곰팡이 감염, 변색, 부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처럼 품질이 저하된 원료가 정상 제품과 함께 유통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른바 ‘불량 고춧가루’는 미생물 오염으로 인해 아플라톡신 등 곰팡이독소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인체에 발암성과 신경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식품 안전상 심각한 위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의 검사법(HPLC, GC-MS, PCR 등)은 높은 정확도를 갖췄지만 시료를 파괴해야 하고 분석에 1~2일 이상이 걸려, 대량 시료나 현장 실시간 검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신속하고 비파괴적인 품질 판별 기술 개발이 식품 안전 분야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세계김치연구소 스마트공정연구단은 단파적외선(SWIR) 영역의 하이퍼스펙트럴 영상기술을 활용해 고춧가루의 표면 반사 스펙트럼만으로 불량 원료 혼입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AI 분석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진은 112개 파장 정보 중 품질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15개 주요 파장대를 자동 추출한 뒤, 이를 서포트 벡터 회귀(SVR) 및 순환신경망(RNN) 모델에 적용해 정확도 98%, 예측 오차 5% 미만의 성능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시료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수초에서 수분 내에 판별이 가능해, 김치 원재료의 품질 관리뿐 아니라 수입 고추의 위조 판별, 식품 원료 표준화 등 산업 현장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최지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AI와 영상기술을 융합해 식품 품질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검증한 대표적인 융합 연구성과”라며 “앞으로 김치 원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식품 원료의 비파괴 품질검사 기술로 확산시켜 식품 안전성과 소비자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Food Properties(IF 3.9)’ 10월호에 게재됐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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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9 (수) 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