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산림연구원, 미래 100년 숲 그린다] ②기후위기 시대…산림이 키우는 미래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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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산림연구원, 미래 100년 숲 그린다] ②기후위기 시대…산림이 키우는 미래산업

지속가능한 산림연구…미래먹거리 키운다
종자·양묘 기반 스마트 연구…산림 고부가가치화 추진
기후대응형 소득수종 개발…‘돈 되는 숲’ 실현·확대
천연기념물 후계목 육성·섬숲 복원 등 생명산업 선도

산딸기 골드문
해남 도유림 밀원단지 대단위 실증 시험지
해남 도유림 밀원단지 대단위 실증 시험지 전경
다래 품종 오텀센스
산딸기골드문
산림자원 조사현장
섬숲
<><><><>전남도산림연구원은 산림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목표로 종자 양묘 기반 스마트한 미래형 산림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해 산림을 단순한 녹색자원에서 벗어나 돈이 되는 생명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를 펼쳐가고 있다.

산림자원 조사, 소득수종 개발, 중요자원의 보존과 복원까지 융복합형 연구로, 자원-소득-보전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산간오지 산림자원 탐사…‘돈 되는 숲’ 육성

산림연구원은 도내 주요 산림에 분포하는 식물의 자생지 조사를 통해 유용 산림자원을 발굴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산림자원탐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유용 황칠나무 자생지 조사를 하는 가운데 통조화라고 하는 외래식물이 완도 무인섬에 자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해 ‘완도술꽃나무’의 한글국명을 부여해 논문을 발표했다. 또 그동안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남도의 희귀식물, 남도의 특산식물, 남도의 노거수, 남도의 쓰임새, 전남의 희귀식물 등 5권의 책자를 발간하면서 전남의 유용 산림자원을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시·군별 대표적인 산을 선정해 정기적으로 식물자원의 분포상을 조사하고 있으며, 유용 식물자원을 채집해 새로운 소득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열매가 노랗게 열리는 산딸기를 발굴해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품종등록을 추진하는 등 경쟁력 있는 산림자원 증식과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산림서 자라는 ‘미래먹거리’

산림연구원은 떫은 감의 지역 적합 품종 선발과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은 우리 생활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린 과실이다. 특히 전남지역의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떫은감은 단맛과 떫은맛이 조화를 이루며 곶감, 감식초, 감말랭이 등 다양한 가공품의 주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산림연구원는 전남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1992년 떫은감나무 갑주백목, 월하시 등 78종 112본을 수집해 품종원을 조성했다. 2015년 품종 개량과 지역적응성 검정 목적으로 다도1, 함안1 등 30클론 180본을 추가 식재했다.

2020년부터는 신품종 육성을 위한 교잡육종도 추진하고 있다. ‘반시(청도)×강쇠’, ‘대항1호×사랑시’ 등 4가계 80본을 식재해 교잡종 검정 연구를 통해 우수한 품질과 생육특성을 보이는 개체는 선발 후 재배임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 대체작목 후보 ‘다래’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다래는 예로부터 해열제, 진통제, 이뇨제, 괴혈병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돼 왔다. 봄철에 새순은 산나물로, 수액은 건강음료로 이용되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

산림연구원은 1994년(T덕형) 품종원 조성을 시작으로, 2015년(평덕형) 신품종원을 포함해 오텀센스, 대성, 칠보 등 14클론 87본의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클론별 생육조사, 과실특성(당도·과중·수확량), 재배관리 기술 등 지역적응성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다래 추출물은 항산화·항염증에 효능을 지니며, 피부 미용 미백에 효과적인 기능성 성분 나린진(Naringin) 함량이 높은 편이다. 전남지역 우수 품종에 대해 부위별(잎, 가지, 꽃) 기능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가공품 개발도 진행 중에 있다.

다래는 키가 크지 않아 재배관리가 용이하고 생산성이 높아 최근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임업인의 관심이 많아 소득 수종으로 육성해 전남지역에 적합한 새로운 품종의 증식과 유전자원 증식 보급에도 힘쓸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한 고정양봉의 기반 구축 실증연구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양봉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봉군 밀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상기후 발생빈도가 잦아지면서 불규칙한 꽃의 개화 시기, 병해충 증가 등에 따른 양봉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분야 협업을 통해 규모화된 밀원자원 확충을 위한 밀원수 특화림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밀원 숲 조성·관리 방법 등에 관한 연구가 미흡해 효율적인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산림연구원은 남부권역 밀원수종을 발굴하기 위해 해남 도유림에 밀원수 시험림(Test-bed)을 조성했다. 이곳에는 2023년 아까시나무·쉬나무·이나무, 2024년 헛개나무·신나무·칠자화, 2025년 산벚나무·밤나무·모감주나무 등 9개 수종 7210본을 6㏊ 규모로 식재했다. 오는 2028년까지 3수종씩 연간 2㏊ 규모로 총 30수종 60㏊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종별로 ㏊당 3000본, 1000본, 750본의 숲 밀도를 적용해 심었으며, 수종별 지역적응성 평가와 함께 적정 식재밀도와 관리방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기후변화 대응 전남형 고정양봉 모델로 활용, 임업인과 양봉농가 협업을 확대해 산주와 꿀벌 농가가 함께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후계목 육성

도내 천연기념물과 도 지정기념물 수목의 유전자원을 보전하고, 기후위기 속에서도 그 가치를 후대에 온전히 전하기 위해 후계목 육성과 전시보전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순천 송광사 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 나주 금사정 동백나무(제515호), 담양 봉안리 은행나무 등 25종 72그루의 천연기념물, 도지정기념물을 대상으로 삽목·접목·종자파종 등 각 수종별 생리적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증식법을 설계하고, 발아율 향상과 생육 안정화를 위한 양묘관리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후계목 육성은 단순한 묘목 증식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상징성을 지닌 수목의 유전형질을 복원하고 계승하는 장기적 노력이다. 노거수의 노령화와 병해충, 자연재해로 인한 고사 위험이 커지면서 후계목 육성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문화유산 보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연구원은 국가유산청의 현상변경 허가 절차를 거쳐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수종별 특성을 반영한 번식 실험을 통해 그루당 30개체씩 2160주의 후계목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종자·양묘·생육관리로 이어지는 전주기 후계목 복원 시스템을 완성해 천연기념물의 유전자원을 안전하게 보전하고, 도민과 함께 ‘살아있는 산림문화유산’을 미래로 잇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서남해안 섬숲 복원…생물다양성 보전

서남해안은 기후변화와 인위적 교란으로 인해 고유의 식생이 빠르게 훼손되고 있지만 지리적 접근이 어려워 정밀한 실태조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남해안 섬숲의 생태적 특성과 복원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연이 이미 만들어 놓은 건강한 숲’을 기준으로 훼손된 지역의 목표 생태계를 설정하는 ‘참조생태계(reference ecosystem)’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기존의 단순 식재나 조림 방식에서 벗어나 생태적 구조·기후·토양·식생구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복원 설계’를 가능하게 한 접근이다. 복원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생태적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참조생태계 유형을 정밀하게 연구하기 위해 빅데이터, GIS(지리정보시스템), 드론 기술을 융복합한 디지털 생태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드론 항공촬영과 라이다스캔으로 수목의 높이, 수관 구조, 지형정보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하고, GIS 기반 공간통계 기법을 활용해 섬의 생태적 특성과 환경요인을 정량화 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복원 대상지의 지형, 토양, 기후, 식생 분포를 통합 모델링해 서남해안 섬숲 복원에 적합한 참조생태계 유형을 분류했다.

연구결과 전남 서남해안 섬숲 복원을 위한 목표산림으로 참식나무림, 붉가시나무림, 참가시나무림, 후박나무림, 구실잣밤나무림으로 나눠졌으며, 생태적 안정성·환경 적응력·생물다양성 유지를 위해 복원 대상지의 환경조건(사면방위·해발고·해안가와 거리·기온·토양환경 등)을 고려한 적절한 참조생태계 선정과 복원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오득실 원장은 “종자양묘, 자원탐사, 후계목 육성, 섬숲 복원, 디지털 연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형 연구 체계를 구축해 기후변화 대응 도민들의 소득과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산림연구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박정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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