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기 전 수장고 엿볼까요" 관람 재미 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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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기 전 수장고 엿볼까요" 관람 재미 배가

■이강하미술관, 잇따라 아카이브·파빌리온 순회전
‘열린 수장고’ 내달 25일까지 소장품·자료 등 선봬
캐나다 파빌리온전 내년 2월까지 용인 다올갤러리

‘2025 LAM 열린 수장고’이강하 작 ‘국사봉의 아침’
‘2025 LAM 열린 수장고’전에서 만날 수 있는 이강하 작가의 아뜰리에 전경으로 전시장 한 켠에 복원돼 선보이고 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소재 이강하미술관은 기획을 잘 하는 전시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이강하미술관이 을사년 뱀띠해와 병오년 붉은 말의 해 경계에서 미술관의 속살을 다 보여주는 격에 해당하는 아카이브 전시회와 파빌리온 순회전을 잇따라 진행한다. 이 두 전시 모두 기획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시로 기대된다.

먼저 아카이브 전시회는 ‘2025 LAM 열린 수장고’라는 명칭으로 지난 11월 20일 개막해 오는 2026년 1월 25일까지 열린다. 이강미술관의 올해 마지막 전시회이자 첫 아카이브전으로 기록되는 이번 전시의 핵심은 그냥 저냥 일반 미술작품들이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소장 작품 및 자료들을 이야기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전시장을 ‘예술가의 작업실’ 또는 ‘미술관의 수장고’를 옮겨 둔 것처럼 대표 작품과 자료들을 구성해 관람객을 초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관람객들이 함부로 접근할 수 없어 궁금증 해소가 어려운 수장고에 관한 내용들이어서 관람하는 재미와 결이 남다를 전망이다. ‘수장고라는 곳이 이렇구나’ 라고 깨칠 수 있는 기회로도 손색이 없다.

‘2025 LAM 열린 수장고’전 전시장 입구
‘2025 LAM 열린 수장고’ 전시 전경
미술관의 수장고는 일반 관람객들이 출입할 수 없으며, 미술관의 보물창고이자 심장과 같은 핵심 공간으로, 외부에서 내부가 이중벽과 단열, 방화, 항온항습, 가스계 소화설비 기능이 설치된 특수한 공간으로 존재하며 수장고에 보관되는 작품과 자료들은 지역의 정신과 예술의 상징적 문화유산으로 남겨지고 있다. 학예연구사는 지역성과 시대적 예술가가 떠난 작업실의 소장 자료와 작품들을 수장고에 보존하고, 시대와 역사, 개인의 서사를 연구·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강하미술관의 소장 자료들을 통해 공립 미술관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미술관이 더 가깝게 느껴질 수 있도록 특별 기획된 전시회로 이해하면 된다. 이 전시에서는 이강하 작가의 1970년부터 2007년까지 대표 작품과 자료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다양한 소장 자료들을 전시장 안에서 탐구하고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2025 LAM 열린 수장고’ 전시 전경
2024 한국-캐나다 예술가 공동창제작 판화 작품(벽 드로잉)
전시장에 구성된 이강하미술관 수장고의 보관·연구 중인 작품과 한 개인으로 살아온 작가의 삶과 이야기를 이어 아카이브 자료들과 연결해 전시 작품으로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미술관의 보존관리 기능을 비롯한 보이지 않는 기능까지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문화적 향유 및 미술관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정덕 관장은 “이번 아카이브 전시는 미술관이 이강하 작가가 2008년 작고한 이후부터 미술관 개관 운영까지 15년간 보존? 연구 해온 작품과 소장 자료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뜻깊은 기획 전시”라며 “소장품은 단순히 보관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 숨 쉬는 유형의 문화자산이다 앞으로도 지역성과 동시대성을 아우르는 전시를 통해 일상 속 예술의 가치를 시민과 함께 나누겠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 용인 다올갤러리에서는 이강하미술관이 광주비엔날레 때 선보였던 캐나다 파빌리온 전시 작품들이 순회전 취지로 선보인다. 이 전시는 이강하미술관의 대표 전시처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천안시립미술관에 이은 이번 다올미술관에서의 순회전은 6일 개막, 2026년 2월 15일까지 ‘집 그리고 또 다른 장소들’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이 전시는 캐나다 웨스트바핀코어퍼레이티브와 광주 이강하미술관이 공동 기획하고, 용인 다올갤러리가 협력한 국제교류 프로젝트이자 2025년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역전시 활성화사업’ 순회전의 하나다.

울루시 사일러 작 ‘untitled’( 종이 위에 볼펜, 채색)
<>민족의 다양성과 전통적인 삶, 문화적 경계를 넘어선 현대예술의 공통점을 재해석하여 담은 결과물로 전시 작품들은 한국 최초 캐나다 북극 킨가이트를 다녀온 이선 기획자, 김설아·이조흠·주세웅 작가의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을 선보이며, 이는 킨가이트이누이트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여기다 북극의 환경, 동물, 인간의 삶, 전통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집’이라는 주제를 발견해 전시회를 구현한 것이다.

한편 ‘2024~2025년 한국-캐나다 상호 문화 교류의 해’를 기념하며 진행됐던 캐나다 파빌리온 전시회가 국내외 관람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캐나다 토론토 현대미술축제 ‘누이블랑쉬’와 오타와 주캐나다한국문화원(KCC)으로 전시를 확장하고, 국가 간의 다양하고 긴밀하게 예술적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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