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펼쳐진 여성과 해방…조성숙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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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화폭에 펼쳐진 여성과 해방…조성숙 개인전

광주여성재단 기획전 11일부터 광주시민회관 1층
개막일 워크숍…김용근 평론가·최송아 기획자 참여

‘창조의 시간’
‘빛의 연대, 우정’
광주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오미란, 이하 재단)은 제8회 허스토리 기획전 공모전 수상작인 조성숙 개인전 ‘Mother/Earth/Care’를 오는 11일부터 2026년 3월 10일까지 광주시민회관 1층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Herstory)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환경 파괴와 여성 억압이 동일한 억압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에코페미니즘 시각을 토대로 자연과 여성에게 부여된 돌봄의 신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미술평론가 김용근은 기후위기와 생태 파괴, 돌봄의 소진이 중첩되는 현실 속에서 ‘끝없이 헌신하는 여성이라는 상징은 누구를 위로하고, 누구를 침묵시키며, 무엇을 가려왔는가’라고 질문한다. 숭고한 사랑의 언어로 포장된 모성이 오랜 시간 돌봄 노동을 여성에게 필연적 역할로 고정해 온 권력 구조의 산물임을 지적하며 자연과 여성이 짊어진 부담이 동일한 억압 논리에서 비롯됨을 드러낸다.

조성숙 작가는 여성의 신화적 기원과 돌봄의 기억을 다시 읽어내며 여성의 몸과 지구를 생명 창조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상처와 치유, 공존과 회복의 여정을 통해 돌봄을 희생이 아닌 재생과 변환의 힘으로 재정의하고, 생태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전시는 기원-상처-재생이라는 구조 속에서 Mother(모성), Earth(자연), Care(돌봄)로 나뉜다.

Mother 섹션은 비너스 이미지 등 다산의 상징을 통해 생명 탄생과 모성 신화의 출발을 탐구한다. Earth에서는 석고붕대로 형상화된 여성 신체를 설치 작품으로 제시하며 억압받는 여성과 착취된 지구가 공유한 고통의 구조를 시각화한다. 이는 두 존재의 해방이 곧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임을 암시한다. Care는 회화, 조형물, 빈 둥지, 나무 알 등의 상징을 활용해 상실과 재생을 은유하며, 돌봄을 공동체적 윤리와 연대의 실천으로 확장한다.

‘기원을 찾아서’
전시 개막일인 오는 11일 오후 3시 30분 재단 1층 북카페 은새암에서는 ‘에코페미니즘의 시각으로 모성과 돌봄의 신화를 상상한다’라는 주제로 조성숙 작가와 김용근 평론가와 최송아 기획자가 참여하는 워크숍이 진행된다.

오미란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자연과 여성에게 부과돼 온 돌봄의 무게를 다시 성찰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예술의 힘을 통해 시민과 함께 변화의 관점을 확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성숙 작가는 전남대에서 서양화 전공,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내외 개인전 23회, 단체전 300여 회에 참여했다. 또한 광주시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동강대 및 길위의 인문학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예술적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Herstory)는 성평등 문화 확산과 여성 경험의 가치 확장을 지향하는 열린 전시공간으로 지역 창작자와 시민의 소통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재단은 이번 전시를 통해 생태·젠더 감수성 기반의 공론을 시민과 함께 구현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gjwf.or.kr) 또는 인스타그램(@gjwomenfamily)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2-670-0534.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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