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운전으로 운전자 위협…‘도로 위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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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보복 운전으로 운전자 위협…‘도로 위 시한폭탄’

최근 4년간 광주·전남 1559건 발생…사고 잇따라
전문가 "블랙박스 등 증거 확보…피하는 게 상책"

# 직장인 이모씨(30)는 최근 광주 서구 농성동 한 도로에서 사고가 날 뻔한 일을 겪었다. 큰 도로로 합류하려던 순간 과속하던 검은색 승용차가 경적을 울리며 접근했고, 차선을 바꾸지 않은 채 상향등을 반복 점멸하며 압박했다. 이씨가 급히 차선을 변경하자 해당 차량은 앞질러 간 뒤 두 차례 급제동을 하는 등 위협 운전을 했다. 이씨는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어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운전자를 위협하는 보복·난폭운전이 매년 4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난폭운전은 자칫 큰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2021~2024년) 동안 신고된 보복운전은 광주 450건, 전남 52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광주는 2021년 147건에서 2022년 89건으로 감소했다가 2023년 123건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91건을 기록했다. 전남은 2021년 153건, 2022년 130건, 2023년 109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2024년에는 137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실제로 보복운전을 저지른 20대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광주지법 형사1단독 김호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24)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7월8일 광주 북구 한 도로에서 차선 변경 과정에서 경적과 상향등을 켠 운전자에게 화가 나 앞에서 두 차례 급제동을 하며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기간 난폭운전 적발도 총 580건(광주 238건·전남 342건)에 달했다. 광주는 2021년 50건, 2022년 58건, 2023년 117건으로 증가했으나 2024년에는 13건으로 크게 줄었다. 전남은 2021년 93건, 2022년 69건, 2023년 126건, 2024년 54건으로 조사됐다.

나주에서는 난폭운전을 하다 경찰관을 들이받고 도주하려 한 10대가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나주경찰서는 지난해 2월 난폭운전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군(18)을 붙잡았다. A군은 나주시 대호동에서 오토바이를 난폭하게 운전하다 정차 명령을 무시하고 경찰차와 경찰관을 들이받은 뒤 달아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운전 중 시비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보복·난폭운전을 당했을 경우 블랙박스 등 증거 확보와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손세정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교수는 “차량을 이용해 고의로 상대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특수폭행이나 특수상해에 해당하는 중범죄가 될 수 있다”며 “위협 상황에서는 현장을 벗어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맞대응을 할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운전자의 자제와 여유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난폭운전은 급제동·급가속·잦은 끼어들기 등 위험한 운전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과 벌점 40점이 부과된다. 보복운전은 상대 운전자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는 행위로 형법상 특수범죄가 적용돼 특수협박은 7년 이하 징역,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으며 벌점 100점이 부과된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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