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세상읽기]지역산업 구조 바꿀 반도체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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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칼럼

[김상훈의 세상읽기]지역산업 구조 바꿀 반도체가 뭐길래

김상훈 주필



#1.

반도체(Semiconductor)는 ‘semi-(반)’와 ‘conductor(도체)’에서 나온 말로 상온에서 전기 전도율이 도체(흐름)와 절연체(흐르지 않음)의 중간 정도인 물질을 말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전류를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할 수 있고 현대 전자·컴퓨터의 기본 동작(0과 1 처리)을 가능하게 한다.

반도체 역사는 1947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최초로 상용화된 트랜지스터(transistor)를 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는 전기 스위치와 전압 증폭 작용을 하는 반도체 소자를 칭한다. 초기에는 트랜지스터가 게르마늄으로 만들어졌지만 1950년대 중반부터는 비용상의 이점 등으로 실리콘으로 제조됐다고 한다.

이를 최초로 상업화한 미국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958년 하나의 반도체 조각 위에 트랜지스터뿐만 아니라 저항, 다이오드, 커패시터 등의 여러 소자를 배치하고 연결하는 집적회로(IC)를 개발했다. 이는 소자뿐 아니라 연결선까지 회로 전체를 반도체 웨이퍼로 구현해 얇고 가벼우며 수명도 길어 전자제품의 소형화와 대량생산을 가속화시키며 산업사회에서 각광받았다.

이후 1970년대까지 IBM, 모토롤라,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 나갔고 일본의 도시바가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 1980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는 일본 기업들의 독주가 이어졌다.

다시 1990년대 중반부터는 미국이 다시 주도권을 되찾았고 대한민국, 대만이 반도체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2.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1965년 미국 중소기업 고미(Kommy)가 반도체 조립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모토롤라·도시바 등 미·일 기업들도 투자했는데 이들은 모든 자재를 수입해 를 조립한 후 수출하는 방식을 취해 우리나라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생산 기지에 불과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1970년에 금성사(현재의 LG)와 아남 산업이 반도체 조립에 뛰어들었고 삼성은 1974년 자금난에 봉착한 한국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진출했다. 1980년대초, 삼성과 함께 현대·금성 등이 여기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본격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이 급속히 발전했다.

특히 삼성은 64K D램부터 시작해 선진국을 급속히 추격한 후 64M D램 이후에는 세계를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부상했다. 1992년부터 D램에서, 1993년부터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한 현대전자는 이후 빅딜과 부채 부담 등을 거쳐 2012년 SK그룹에 편입돼 ‘SK하이닉스’로 사명이 변경됐다.

SK하이닉스는 2009년 무렵부터 개발에 착수해 2013년 세계 최초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 메모리)을 내놓았다.

이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통로(대역폭)를 획기적으로 넓힌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GPU 등)에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해 병목 현상을 줄이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

이렇듯 반도체 역사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내달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유력 검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전남광주에 수백조원을 투자해 후공정(패키징)뿐만 아니라 웨이퍼 생산 등 핵심 제조공정을 담당하는 전공정(팹)을 아우르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세부 투자 계획은 내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서 전공정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해 메모리 셀과 소자를 구현하는 단계,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패키징·검증해 실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완성하는 단계를 말한다.

반도체 산업 유치가 현실화될 경우 열악한 지역 산업구조의 개편은 물론 대규모 고용 창출, 협력업체 집적과 지방세 확충, 인구 유입 효과 등이 기대된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연구개발기관, 물류·서비스 산업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주도하는 K반도체는 1998년부터 D램에서 세계 1위, 2000년부터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현재 AI와 HPC(High-Performance Computing·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로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김상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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