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햇빛 노출 금지됐지만…현장은 ‘나 몰라라’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생수 햇빛 노출 금지됐지만…현장은 ‘나 몰라라’

정부, 7월부터 실내보관 원칙 시행…분기별 수거검사도
판매자들 "무겁고 부피 커 마땅히 둘 곳 없어 야외 적치"

1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의 한 마트 바깥에 페트병에 생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고온과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생수의 보관 기준이 강화됐지만 일선 판매 현장에서는 여전히 야외 적치가 이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홍보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와 ‘먹는물 관련 영업장 등의 지도·점검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은 먹는샘물의 보관·유통 과정에서 고온과 직사광선에 따른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보관 방법을 구체화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먹는샘물을 가급적 차고 어두운 곳에 위생적으로 보관하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실내 보관이 원칙이다. 창문이 있는 곳은 차광시설이나 장치를 설치해 직사광선 노출을 막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실외에 보관할 경우에도 덮개 등을 이용해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정부가 보관 기준을 강화한 것은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고온이나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일부 화학물질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감사원은 2022년 9월 야외에 장기간 보관된 생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안티몬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검출량은 국내 먹는샘물 기준을 초과하지 않았다.

정부는 영세사업자 등이 새로운 기준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에 2년의 유예기간도 뒀다.

문제는 기준이 강화됐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광주지역 마트 등을 확인한 결과 매장 외부에 생수를 대량으로 쌓아둔 곳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는 덮개를 씌웠지만 상당수 제품은 별도의 차광시설 없이 햇빛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남구의 한 마트 관계자는 “생수는 무겁고 보관 공간도 많이 필요해 밖에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기준이 시행됐다는 사실은 몰랐지만 유예기간이 있다고 하니 덮개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에 위치한 한 마트 야외부에 페트병이 덮개없이 보관되고 있다.
동구의 다른 마트에서도 생수가 매장 밖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지만 별도의 차광시설이나 덮개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상적으로 마시는 생수인 만큼 판매 단계부터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평소 생수를 자주 구입한다는 배모씨(30)는 “생수는 당연히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햇빛에 노출된 상태로 보관하면 안 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며 “집에서도 생수를 현관 앞에 보관할 때가 있는데 앞으로는 실내에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광주특별시도 개정된 기준에 맞춰 먹는샘물 유통·보관 실태에 대한 현장 안내와 계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광주특별시 물관리정책과는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유통 중인 먹는샘물을 유상 수거해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분기별 1회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23년부터 올해 8월 12일까지 모두 15차례 수거검사를 실시했으며, 검사한 221건은 모두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먹는샘물은 지속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수거검사도 지난달 12일 완료했다”며 “개정된 보관 기준에 따라 오는 4분기 수거검사부터 현장에 새로운 보관 방법과 세부 기준을 안내하고 계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엄재용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