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1년 의사·병원·환자 모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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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정갈등 1년 의사·병원·환자 모두 힘들다

여균수 주필

[사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문제로 불거진 의정 갈등이 1년을 넘기면서 광주지역 대학병원들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 전임의들의 공백에다 재정 적자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지난해 2월19일부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는 전남대학교병원 225명, 조선대학교병원 107명이다.

일선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던 전임의들도 수련 중단과 개업을 이유로 재임용을 포기했다.

각 대학병원은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응급, 중증환자 위주로 비상진료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응급 입원환자가 비교적 적은 성형외과·비뇨기과 등 병동을 4개 이상 폐쇄하고, 해당 의료진을 응급실과 중환자실, 심혈관내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 재배치했다.

조선대병원도 내과 계열 병동을 통폐합했고, 응급실·수술실과 응급환자가 많은 진료과 위주로 인력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은 지난해부터 각 병원 내 수술실 10여 곳 중 상당수를 운영하지 않는 등 예년보다 수술 건수를 줄였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의정 갈등 이전보다 수술실·병상 가동률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며 조선대병원은 수술실 운영 실적이 최근 다소 개선됐으나 전공의 이탈 전보다 병상·수술실 가동률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의료진과 진료보조 인력은 심각한 피로 누적을 호소하고 있다.

의정 갈등이 1년간 이어지면서 발생한 대학병원의 재정난도 심각하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재정적자 677억여원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고, 조선대병원 역시 매달 적자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은 병원대로 어렵고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 역시 불투명한 미래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의정갈등의 최종 피해는 환자들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것이야 말로 어떤 현안보다도 시급하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의정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의료계의 진지한 대화가 절실하다.
여균수 기자 dangsannamu1@gwangnam.co.kr        여균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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