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고등 학생의장 최장우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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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고등 학생의장 최장우를 보며

김진구(광주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장)

김진구 광주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장
의장(議長)은 민주평화대행진의 선두에서 외쳤다. 민주, 인권, 평화의 간절한 호소가 역사를 되새김하게 했다.

대형 깃발은 좌우로 휘감기다 하늘처럼 펴졌다. 의장의 두 팔도 각도 있게 드높았다. 짐칸을 2단으로 개조해 만든 선도 트럭에는 의장과 시교육청의 명사회자 정훈탁 장학관이 함께 타고 있었다.

쩌렁한 목소리로 구호와 노래를 선창하며 대열을 이끌었다.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자 경적과 박수로 화답했다. 1000여명의 광주교육 가족들은 45년 전 5월 16일 밤처럼 도청을 향해, 금남로를 향해 나아갔다.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 민주수호 민주평화대행진 출정식’은 광주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학교 연단 계림대(鷄林臺)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세월 머금은 기와지붕을 배흘림기둥이 받치고 있었다.

연단 중앙에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수많은 광주 교육 가족들이 자리했고, 좌우에 시청과 5개 구청 직원들이 함께했다.

붉은 띠를 동여맨 학생들의 춤사위가 시작됐다. 흰색 상의를 입고 등과 왼쪽 가슴에 커다란 교육청 스티커를 붙이고 구호를 외치며, 그날을 떠올리며, 행진의 예열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정선 교육감의 출정식 인사말은 잡다한 췌사(贅辭) 없이 분명한 방향제시였다. 짧고 강한 구호였다.

교육감이 ‘5·18’을 선창하면 우리는 ‘전국화’로 합창했고, 다시 ‘5·18’ 외치면 ‘세계화’로 화답했고, ‘5·18’을 호소하면 ‘광주시교육청’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출정식에서 교육감과 학생, 시민이 함께 외친 이 구호는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실천하고 있고, 더 확산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5·18 사적지 탐방을 위한 ‘오월 버스’가 운행되고, 타 지역 체험학습을 지원해 전국화로, 글로벌 리더 세계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거리 대행진은 45년 전 민족민주화 대성회를 재현한 것이었다. 당시 400여개의 횃불을 들고 시민, 학생 수만 명이 두 갈래로 나눠 한 대열은 금남로를 지나 유동 4거리에서 양동시장, 광주천변 도로로 행진했다.

다른 대열은 전남여고와 광주고, 산수오거리를 거쳐 도청에서 합류했다. 우리가 전야제에 참가하기 위해 걷고 있는 이 거리가 그때와 같은 코스였고, 광주 시민이 바라는 염원도 같았다.

대열은 교문을 나서 금남로로 향했다. 계림오거리를 지나면서 의장이 우렁찬 목소리로 ‘광주출전가’를 선창하자 모두가 불끈한 주먹으로 함께 불렀다. 오랜만에 불러보는 광주출전가다.

“사아랑도 며어엉에도 이름도 남김없이∼ 도옹지는 간데 어업고 기잇발만 나부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애절하고 숙연하다. 산 자들의 죄책감이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그런데 ‘광주출전가’는 결이 다르다. “무·엇·이· 두려우랴 출정하여라 영·원·한· 민·주·화· 행진을 위해∼ 나가 나가 도청을 향해∼” 합창을 하면 한마음이 되고, 내딛는 걸음은 강건한 전진이다.

이번 민주평화대행진의 선두는 교육감과 학생이었다. 많은 교육시책을 추진하면서 학생 중심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학생의장이 선도 차량에 탑승해서 대열을 뜨겁게 이끈 것은 학생 주도의 상징이었다.

나는 대열을 따라가는 내내 의장에게 매료됐다. 직접 대면하고 싶었다. 약속을 하고 점심시간에 의장을 찾아갔다.

의장은 고려 태조 왕건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이라 했다.

오늘의 우리 현실을 “남북 분단이 70년을 넘었고, 동서로 갈라지고, 나이 차이로 나뉘고, 성별로 갈라지고 있다. 좁고, 인구도 많지 않은 나라에서 이렇게 여러 요인으로 국민들이 분열하니 나라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족(豪族)과 신라, 후백제의 후손을 모두 받아들여 고려 초 번영을 일궈낸 왕건처럼 포용력 있는 리더”가 돼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했다.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공리 중 하나인 ‘세상에 공짜는 없다’란 말을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기고 있고, 자신에게 들어오는 물은 한 방울도 넘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신의 그릇을 키워가는 것이 확고한 삶의 지향점이란다.

광주시교육청 고등학교 학생의회 최장우 의장은 광주 서석고 3학년이다. 교내 학생회장도 맡고 있다.

노력하는 학생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기에 꿈을 가진 학생에게 최고라는 모교의 자랑과 명문사학의 자부심이 가득했다.

시교육청의 격의 없는 소통도 최고란다. 촌각을 다투는 고3 학생의 신분인데도 각종 토론회나 포럼, 기념 행사에 참가해 18만 광주학생의 의견을 빠짐없이 전달하는 그의 역할은 빛나 보인다.

경청과 포용의 리더쉽, 최우수 학업 성적 그리고 주변을 배려하고 돕는 협업의 일상을 보면 최장우 학생의장은 광주 서석고의 자랑이고, 광주의 인물이며, 나라의 동량이다. 수많은 분들이 최장우 의장을 원근에서 지켜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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